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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Chapter11,12 감상소감 및 분석

by 루비

Cover Image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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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Chapter 11, 12 감상소감 및 의미분석


Chapter 11 옛이야기가 예언하는 충격적인 미래 사회학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옛이야기의 힘 chapter 11에 소개된 <외눈박이 두눈박이 세눈박이> 이야기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나도 저자처럼 정상이 비정상으로 몰리기도 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기이한 세상에 대해 공감한다. 우리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주인공처럼 대부분 두눈박이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정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도 맞다.


(p.341 두 눈을 가진 상태로 제 앞가림도 하고 주변도 돌볼 수 있어야 진정한 성취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지요. 두눈박이 딸이 낯선 부인으로 표현된 신적인 존재나 염소와 소통하며 젊은 기사와 교감을 이루는 것은 모두 정상적인 시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는 이 이야기를 비정상과 정상의 이분법적 관점에서 보기보다 도덕성과 다양성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다.


(p.340 외눈박이로 표상되는 외곩의 삶이나 세눈박이가 상징하는 다재다능한 삶은 사실 흉하게 뒤틀린 비정상적인 삶이지요. 그런 삶 자체가 잘못인 게 아니라, 자기중심이 없는 상태에서 과시하려는 욕망에 휘둘리는 상황이 문제입니다. 두 사람의 삶이 꼭 그래요. 두눈박이를 한심하다고 무시하고 괴롭히는 모습은 정상이라 할 수 없습니다.)


뒤에 두 번째 문장과 세 번째 문장은 공감할 수 있었으나 앞에 첫 번째 문장은 공감할 수 없었다. 외눈박이나 세눈박이는 정상인으로 표상되는 두눈박이 입장에서는 기이한 것이 맞다. 그런데 이를 ‘외곩의 삶’과 ‘다재다능한 삶’과 연결지어 ‘흉하게 뒤틀린 비정상’이라고 표현할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다양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설사 외형 자체가 기이하고 다르다고 해서 비정상으로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로서 진심으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형이 다르든 삶의 양식이 다르든 요즘은 다원화 사회, 다문화 사이이기 때문에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야기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어쩌면 외눈박이 언니와 동생인 세눈박이는 사회에서 받은 차별과 무시를 정상으로 표상되는 두눈박이에게 복수하는 것으로 분노를 해소하려 했던 건 아닐까? 이것은 외눈박이와 세눈박이가 결코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물론 도덕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우 문제가 있지만, 모두가 피해자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요즘에는 혼밥, 혼술이란 말이 유행하고 비혼주의자가 늘어가는 등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삶의 형태가 정착하고 있다. 사회문화적인 배경은 차치하고서라도 앞으로의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외곩의 삶을 흉하게 뒤틀린 비정상적인 삶이라고 표현한 건 챕터의 소제목처럼 미래사회를 예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눈박이를 다재다능하다고 말하면서 폄하한 것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speciallist같은 전문가도 중요하지만 generallisat같은 다방면에 박식하여 여러 정보와 능력을 융합할 수 있는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이다. 따라서 나는 외눈박이와 세눈박이를 외모의 형상을 가지고 비정상적으로 몰기보다(‘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시도 있다!) 둘째를 괴롭히는 나쁜 행동에 대해서 비판하고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더 이야기의 핵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뒤에 소개된 이야기 <군소>는 내용에 공감하면서 읽었다. 열두 개의 요술창문으로 샅샅이 감시하여 남편감을 찾아내고 죽이는 모습을 CCTV에 비유한 것이 섬뜩하면서도 정보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정확한 지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조금만 유명해지면 과거의 잘못된 언행이나 결함을 찾아내 끌어내리는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능력과 성공을 과시하는 것 못지않게 결국 공주와 결혼한 젊은이처럼 작은 미물을 소중히 하는 마음, 진정성이나 진실한 마음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그럴 때 우리를 공격하는 사람으로부터 맞설 수 있고 우리의 지혜의 힘이 확장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빅브라더라는 21세기의 독재


<동물의 언어>나 <하얀 뱀> 이야기는 둘 다 뱀이라는 존재가 나온다. 뱀은 성경의 선악과 이야기나 어린왕자 이야기에도 나오듯 신비하고 요사스러운 동물인데 여기서도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주인공이 정보력(동물들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을 얻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정보력이 곧 독재라는 해석에 동의가 되었고 다만 잔혹한 독재가 아닌 정보력을 바탕으로 연대와 공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무척 공감이 되었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이 두 이야기는 현대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본다.


신세계가 되는 플랫폼, 지옥이 되는 플랫폼


<마량의 신기한 붓>이야기에서 4DVR이나 증강현실을 떠올리고 아니 그 이상이라 평가한 점이 신선하고 와닿았다. 옛이야기도 우리의 현재, 미래를 진단하는 중요하는 툴이 될 수 있구나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신기한 해골>을 통해 성형수술이나 SNS플랫폼의 빛과 그늘을 살펴본 점도 인상적이었고 <호랑이 눈썹>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의 서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옛이야기와 함께 나의 인생 서사를 대입해보고 비교 분석하여 내 삶에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hapter 12 냉혹한 세상에도 나만의 길은 있다

그때도 지금도 도피는 방법이 아니다


<헨젤과 그레텔>은 어릴 때 어린이 뮤지컬로 봤었는데 단순히 재밌고 무서운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저자의 해석을 보니 새로운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두 아이는 심리적으로 버려진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아동학대나 최근에 있었던 아기를 판다는 뉴스같은 실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심리적으로 버리든 물리적으로 직접 버리든 아직 부모 밑에 있는 아이는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통해 그런 나약한 어린이들도 지혜를 발휘하면 어떤 역경이나 고난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마녀를 불태워 죽이는 장면은 조금 잔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저자는 이야기에 담긴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원전 그대로 보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약간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뭐가 더 옳은지는 아직 판단을 못하겠다. 어린이의 순수성이나 도덕성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침착하고 차분하게

<푸른 수염>과 <너덜네의 새>는 끔찍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서도 지혜를 건져 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고 지혜롭게 전략을 짠다면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다만 애초에 제일 좋은 것은 사이코패스를 만나지 않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말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촛불은 세상을 바꾼다

<늑대와 일곱 마리 새끼 염소> 이야기와 <코르베스 씨>는 권력자, 절대자에 대한 저항을 나타낸다며 민담을 소개한 그림형제 또한 ‘괴팅겐 7교수 사건’으로 국왕의 독단적인 헌법 개정에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옛이야기의 힘을 말하는데 이런 면에서 옛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충분히 들려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꼭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많이 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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