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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by 루비

Cover mage by Freepik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jpg



2018년 5월,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을 때 우연히 읽게 된 베스트셀러, 정문정 작가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책이다. 서른두 살이던 그 당시, 나는 강남 교보문고를 자주 갔는데 주말마다 갔던 강남 교보문고는 마치 내 아지트 같았다. 그때 학교가 너무 힘들어서 다음 해 3월부터 학교를 옮기고 올해가 만기다. 5년 근속(2년 파견근무)으로 교육장상도 받게 되었다. 처음으로 한 학교에서 5년을 채우고 만기로 인사이동을 하게 되니깐 뭔가 보람되고 뿌듯하다.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울었고 상처받았고 분노했지만, 여전히 무례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를 공격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그러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걸로 이겨내고자 한다. 비난하는 사람보다 칭찬하는 사람이 한 수위라는 말처럼.



2018년 5월 26일 블로그글

https://blog.naver.com/luce13/221284585931


책에서 시종일관 무례한 사람에게 피하지만 말고 능숙하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약자들의 강자에 대한 저항이 모여서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말한다.(작가 본인은 적극 실천 중이라고) 그러니깐 내가 예민한 거 아니야? 하고 자책하지 말고 불편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에 제시된 사례들이 예전에 내가 겪었던 불합리한 상황들이 떠올라 감정적으로 힘들게 읽은 책인데 그럼에도 좋았던 건 만약 다시 한번 그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길을 알려주었다는 점, 다만 체득이 되었을는지는 의문이지만... 물음표를 제시해 주었다는 것만으로 좋게 다가오는 책이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무례한 사람이 많은 걸까? 그와 더불어 나 또한 누군가에게 무례하진 않았을까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작은 예민함들이 모여 불편함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멋진 세상을 만들어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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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교수의 책 <모멸감>을 보면, 자신의 결핍과 공허를 채우기 위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취하는 방법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모멸하는 것이라고 한다. 위계를 만들어 누군가를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시소게임이나 스파링 같아서, 체급의 차이가 크면 게임을 계속할 수 없다. 한두 번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져줄 수 있겠지만, 배려하는 쪽도 받는 쪽도 금방 지칠 뿐이다.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요건으로 '착함'을 드는 사람에게 그건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건강할 수도 없다고, 예전 내 모습이었던 착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느 한쪽이 착해야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사실 없어도 상관없는 '시시한' 것 아닐까? 건강한 인간관계는 시소를 타듯 서로를 배려하며 영향을 주고받을 때 맺어진다.

심리학에서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집 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해 놓고 "집이 왜 이렇게 어둡지?"하고 묻는 아내에게 "당신이 예민하군. 잘못 본 거야."라고 질타하면서 아내가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게 한 일화에서 유래했다.

소설가 김훈이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 같은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것이다. 뭘 해 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일관된 모습을 연기할 필요는 없다. 나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는 의외의 모습들이 모여 완성된다. 저 흉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레서판다처럼.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갑니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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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AoH5oAvDQM?si=bPJXEcP4W_B9vP9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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