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at1Hc9SNwE?si=BcssrSNIXad8RbkL
하이드별에서 온 사랑의 요원 - 숨바꼭질의 사랑
나는 하이드별에서 온 요원 No.389010.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 야수가 미녀의 사랑을 받고 저주에서 풀렸듯이, 백설공주가 왕자의 사랑을 받고 깨어났듯이, 나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야만, 이 지구별에서 영원히 정착할 수 있다.
내 고향별 부모님과 친척, 친구들은 나의 정착을 강력히 기원하고 있다. 왜냐면 내가 지구에 뿌리내려 하이드별의 가치관과 사랑을 퍼뜨려야만 하이드별에도 많은 축복이 내리기 때문이다. 그건 먼 태곳적부터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하이드별 요원의 천부적인 임무다.
역사적으로 하이드별 요원은 많이 있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연인인 페르젠 백작, 프랑스의 조각가인 까미유 끌로델, 조선시대 허난설헌&허균 남매,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 신여성 나혜석 등. 허나 그들은 임무를 완료하고 지구별에 많은 사랑과 영감, 예술을 퍼뜨렸으나 하나같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다.
사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그것이다. 하이드별에서 온 요원은 대게 운명이 비극적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그 운명을 깨부수는 강력한 마법이 있다. 그건 완전한 사랑을 이루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야수와 벨의 사랑, 백설공주와 왕자의 사랑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구별 인간들은 나와 파장이 맞지 않는다. 가끔 너무 두렵고 숨이 막혀 나는 자주 숨바꼭질을 하곤 한다. 이대로 영영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지쳐서 하이드별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를 것 같다. 그럼 내 부모님, 친척, 친구들은 분명 실망할테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하고, 소행성B-612를 떠나온 어린왕자처럼 나도 지구에 불시착하여 정처없이 헤매는 중이다.
나도 언젠가 사막여우와 비행사같은 소중한 친구를 만나게 될까? 나에겐 어린왕자의 장미처럼 사랑하는 연인이 하이드별에는 없었지만, 꼭 지구별에서 찾아 정착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