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자존감의 옹호자들

by 루비

내 창조적 자존감을 살려준 옹호자들은 바로 우리 반 제자, 의사 선생님, 그리고 독자 분들이다.


먼저 우리 반 제자와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름에 백화점에 갔다가 예쁜 빨간색 바탕에 흰 땡땡이가 그려진 반팔티를 저렴한 가격에 사게 됐다. (일명 득템) 나는 그 티를 입고 청치마를 입고 색깔을 통일시키기 위해 빨간색 머리띠를 하고 갔다. 그러자 우리 반 학생이 내 곁으로 다가와서 하는 말이 “선생님, 키티 닮았어요.”였다. 역시 저학년들은 이렇게 선생님에게 애정이 많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엄마에게 깔맞춤 하지 말라는 핀잔을 자주 들어서 조심하곤 하지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나름 예쁘게 보이는 것 같다.



두 번째로, 글쓰기의 길에서 또 다른 나의 응원자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의사 선생님이다. 의사 선생님께 처음 교보문고에 입점한 내 책을 선물해 드렸는데 의사 선생님은 받고 금방 다 읽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너무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내게 책에 대해서 질문도 해주셨다. 동생에게도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출판사에서 공모전에 당선되어 출간된 책이라 의사 선생님이 첫 번째 독자는 아니지만, 출간되고 거의 첫 번째 독자나 마찬가지다. 나는 의사 선생님이 내 책을 읽어주시고 따스하게 바라봐주셔서 너무 행복했다. 글 쓰는 것으로 구박도 많이 받았지만, 의사 선생님 덕분에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기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꾸준한 용기를 준 또 한 부류의 사람이 있다. 바로 독자 분들이다. 내 책의 독자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책 리뷰를 보면 힘이 난다. 내 오디오북 동화의 짤막한 댓글 리뷰들, 에세이에 남긴 리뷰 한 편 한 편이 소중하고 고맙다. 비록 책이 많이 팔린 건 아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는 생각으로 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도움닫기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정유정 작가도 간호사를 그만두고 처음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을 때 공모전에만 열 번 넘게 떨어졌다고 한다. 첫 심사평에서는 '개나 소나 다 글을 쓰네'라는 악평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소설이 영화화될 정도로 인정받는 대중적인 작가다. 우리에겐 천재 철학자로 알려진 니체도 첫 책은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내가 비슷하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조금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하긴 이르다는 생각을 말하고 싶다.


나를 좋아해 주고 인정해 주는 창조적 자존감의 옹호자들이 있기에 힘내서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내 동생에게도 격려와 응원을 많이 보냈었다. 다른 라이벌 유튜버들과 비교해 의기소침해 있을 때도 스낵컬처가 아닌 진정성 있는 콘텐츠라고 응원해 주었지만 유튜브 알고리즘 시스템과 차가운 구독자들의 반응에 많이 실망한 것 같았다. 나 또한 다른 브런치 작가들의 화려한 좋아요와 댓글수에 비해 내 글에는 아무 반응이 없을 때 힘이 빠지고 뭐가 문제일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확률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결과란 생각이 든다.


중요한 건, 어떤 눈앞의 작은 반응에 일희일비할게 아니라, 저 먼 곳을 바라보며 중심을 잡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설사 대중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더라도 언젠가는 용을 물리치는 기사처럼 큰 한 방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그 기대를 품고서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 60대가 되어서야 성공한 호빵맨의 작가처럼, 설사 성공이 아득히 먼 순간이라 해도,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행복하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거 아닐까?


나는 글을 쓰면서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공유하고 가끔씩이긴 하지만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고 응원해 주는 이 공간이 너무나 좋다.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만 한다면,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 앞으로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 나를 격려해 주는 사람에게서는 힘을 얻고 반대자에게서는 고칠 점을 찾아 계속해서 멋진 글을 써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