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클라우스>는 증오와 전쟁을 일삼는 한 마을에 도시의 우체부, 제스퍼가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아버지는 그에게 편지 6천 통을 배달하고 오면 재산을 상속해 주겠다고 하지만 그는 이런 살벌한 곳에서 그게 가능한지나 의문이다.
하지만 우연히 한 아이의 편지를 배달하면서 장난감 선물을 하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온 마을의 아이들이 편지를 보내오면서 우편업무도 활발해진다.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 <클라우스>의 주인공 클라우스와 동행하면서 선행을 쌓는 재스퍼를 따라가 보면 저절로 행복해지는 영화다. 클라우스는 바로 산타 클로스의 다른 이름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산타 클로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하나의 선행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갔는지 보게 된다.
상상력에서 출발한 애니메이션이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아무리 미움과 싸움만이 가득했던 곳도 작은 선행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계속되는 세계 곳곳의 전쟁 속에서도 타인에 대한 선한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온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그런 가능성을 차분하게 전하는 작품이다.
몇 년 전에 산타클로스가 되어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물을 보내주는 봉사활동을 했었다. 그때 친구가 내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이기적인 의도로 하는 것은 선행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왜 좋은 일을 하면서도 그런 말을 들어야 하나 불쾌했는데, 이 영화를 보니 답을 알 것 같았다. 이 영화처럼 순수하고 사람을 잘 믿는 어린이들과 달리 어른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불신이 남아 있어, 누군가의 선의를 쉽게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선의를 먼저 의심하는 말들이 그때의 나를 더 움츠러들게 했다.
그때 쉽게 상처받고 좌절하고 무너지고 나조차도 나를 의심했지만, 이제 조금은 단단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이 오해와 불신으로 가득해 상처 주는 말을 퍼부어도,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낳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산타클로스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순수한 마음이 동심 속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에 뿌리내릴 것이다. 이제 누군가를 돕는 마음을 쉽게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화이트크리스마스처럼 온 세상이 새하얗고 아름답기를 꿈꾸며 나 또한 그렇게 정갈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