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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n 02. 2019

삶이 혼자라고 느껴질 때

고독을 아름답게 승화시키기 - 책과 영화, 음악의 즐거움


어쩌면 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끌어안거나 사랑할 사람이 없을 때 차를 몰고 가야 할 곳은 외로운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나이가 들면 인간관계가 쉬울 줄 알았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더욱 노련하고 세련된 사교술을 연마하여 폭넓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갖게 될 줄 알았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을 탐독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며 내게 부족한 지혜가 무엇인지 발견하려 애씁니다. 그러나 여전히 서툴고 여전히 상처받기 쉬운 게 어른들의 인간관계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 차를 타고 카페를 향하는데 라디오에 익숙한 고민이 나오더라고요. 사람과의 관계가 고민인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연에 대해 한 청취자분이 솔루션을 주기를 굳이 상처받는 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소수의 소중한 사람에게 집중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더 할애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저는 이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나이가 들고 많은 경험이 쌓이면 한쪽에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반대편에선 나를 소중히 여기고 아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중요한 건, 나에게 스트레스만 주는 관계를 벗어나 나와 소중한 추억들을 쌓을 수 있는 행복한 관계에 집중해야 된다는 것을요. 70억 전 세계 인구의 얼굴이 모두 다르듯 그들의 취향, 그들이 좋아하는 인간유형도 모두 제각각인 것을 어쩌겠어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쓴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런 말을 남겼어요.     

인생을 쉽게, 그리고 안락하게 보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무리 짓지 않고서는 한시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있으면 된다. 언제나 군중과 함께 있으면서 끝내 자신이라는 존재를 잊고 살아가면 된다.     

 이 말은 한시라도 무리 짓지 않고서는 살지 못하는 군중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런 말도 남겼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깊고 넓은 사고의 폭을 가진 사람은 조직이나 파벌에 속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 같은 사람은 어느 사이엔가 조직과 당파의 이해를 초월하여 한 차원 높은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조직과 파벌이라는 것은 고만고만한 도토리의 집합체, 작은 물고기의 무리와도 같아서 사고방식까지도 보통 사람의 틀 안에 가두어 버린다. 그러므로 사고방식의 차이로 조직에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하여 자신만을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그것은 조직이라는 좁은 세계를 초월한 넓은 차원에 이르렀기 때문일수도 있으므로.     

 위로되시나요? 혹시 자신이 무리에서 이탈한 아웃사이더라고 생각된다면 혹시 위의 경우는 아닌지도 생각해보셔도 될 것 같아요. 이런 게 바로 인간의 속성이기도 하니깐요.


 그렇다면 내 곁의 소수의 사람에게 집중하고 남은 시간은 어떻게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방법으로 책, 영화, 음악을 권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현재 처지와 가장 와 닿는 것으로요. 책도 자기계발서나 실용서보다는 에세이, 소설, 철학서 등을 추천합니다.


 저는 처음 글을 쓴 계기가 제가 살면서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였어요. 그 무게를 감당하기가 힘들었어요. 그 때 상담선생님이 추천해주신 것이 글쓰기, 그림그리기, 음악 감상, 악기 연주와같은 예술 활동이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많은 효과를 보았죠. 사실, 아직도 제 안의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그 상처와 고통 속에 매몰되지 않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삶을 관조하는 데는 도움이 된답니다.


 삶이 고독하신가요? 이 세상에 나 혼자라고 느껴지고 앞으로 헤쳐 나갈 세상이 막막하다면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추천 드리고 싶어요. 삶의 고독성과 그것을 통과하는 삶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책이에요. 책 링크->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506689

 또한 제1회 일본감동대상 대상 수상작인 하야마 아마리의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란 책도 추천 드리고 싶어요. 스물아홉 생일을 맞이하여 죽기 직전 스스로 1년이란 시한부를 주고 삶의 의지를 되찾아가는 내용이에요. 


외톨이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무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외톨이인 것이다.

 저는 이 문구에 한참을 머뭇거렸어요. 아직 나만의 무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에 깊이 공감하면서요.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어떤 세상에서 필요한지 아직 무대를 만나지 못했고 이제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번졌죠. 책 링크->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965739


 혹시 학교나 직장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 후유증으로 마음이 많이 아프신가요? 그런 분들에게는 애니메이션 영화 <목소리의 형태>를 추천 드리고 싶네요.

애니메이션 영화 <목소리의 형태> 속 한 장면

 불가항력적인 오해와 모함으로 인해 고통 받은 적이 있나요? 믿었던 사람이 너무나 허무하게 이간질에 넘어가 돌아선 아픔이 있나요? 그런 분들에게는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영화 <언어의 정원>을 추천 드리고 싶어요.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OST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Maj3GZsX_4 )


 마음의 아픔을 치유할 때는 먼저 공감과 동질감을 느낄 기회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지고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후에 위로의 매개체를 접해야 훨씬 효과적이라고 해요.


 마지막으로 이 세상과 홀로 싸우는 모든 분들에게 드라마 <학교2013>의 OST <혼자라고 생각 말기> 노래를 추천 드리고 싶네요.    ♪지치지 않기 포기하지 않기 어떤 힘든 일에도 늘 이기기 너무 힘들 땐 너무 지칠 땐 내가 너의 뒤에서 나의 등을 내줄게 언제라도 너의 짐을 내려놓아도 된다고~♬

 (김보경의 <혼자라고 생각말기>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5V1Huy-maB8 ) 


 고독은 단 하나뿐이며, 그것은 위대하며 견뎌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의 누구에게나 고독을 버리고 아무하고나 값싼 유대감을 맺고 싶고, 마주치는 첫 번째 사람, 전혀 사귈 가치조차 없는 사람과도 자신의 마음을 헐고 하나가 된 듯한 느낌에 빠지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때가 바로 고독이 자라나는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고독의 성장은 소년들의 성장처럼 고통스러우며 막 시작 되는 봄처럼 슬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꼭 필요한 것은 다만 이것, 고독, 즉 위대한 내면의 고독뿐입니다. 자신의 내면으로 걸어 들어가 몇 시간이고 아무도 만나지 않는 것, 바로 이러한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저는 왕따, 실연, 절연, 직장 휴직 등을 겪으며 삶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려고 애써본 사람입니다. 그럴 때 절대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엔 아픔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매개체가 정말 많거든요. 릴케와 알랭드 보통의 말마따나 그럴 때일수록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꾸면서 또 하나의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해보세요. 저는 아픔 후 처음 그림 그리기를 배웠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렇게 꾸준히 브런치에 글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세요. 그리고 슬픔과 고통을 원천삼아 아름다운 자신의 인생으로 승화시키기 바랍니다. 그 여정에는 여러분의 소중한 가족, 친구, 책, 영화, 음악 등이 함께 할 거예요. 그리고 어쩌면 내 인생의 향기를 맡고 불편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어요. 아름답게 날아오를 때까지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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