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by 루비

거울


내 주치의는

거울은 혼자 웃지 않는다고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거울은

너무 맑아서 보는 이가

깨고 싶어진다.


자신의 악한 마음,

숨겨진 본능이 너무 또렷이 반사되어서.


그렇게 와장창 거울이 깨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거울은 끝끝내 살아남아서

그 추악함을 모두 세상에 까발린다.

거울에게는 슬픈 아름다움이 서려 있는 것 같다.

거울이 웃을 때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과

남은 생을 함께 하고 싶다.


거울이란 참 오묘한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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