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림의 미학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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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건을 정말 잘 잃어버린다.

가방, 목도리, 장갑, 지갑 등등. 그래서 아주 값싼 싸구려는 아닐지라도 웬만하면 너무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진 않는다. 어차피 또 금방 잃어버리니깐.

그런데 이런 나는 사람도 잘 잃어버리곤 하는 것 같다. 나는 그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어느새 저만치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나의 문제가 뭘까 자책하며 울음 속에 파묻혀 지냈다.

그런데 한바탕 울고 나니 알겠다. 말 그대로 내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 거였다면 내가 아무리 던지고 장난치고 망가뜨리려 해도 어느새 멀쩡해져서 내 옆에 있었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 옆을 맴돈 것처럼.

몇 달 전에 가방을 잃어버렸다. 그 안에는 새로 산 지갑도 있었다. 차키도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못 찾고 핸드폰 하나에 의지해 택시 타고 집으로 왔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낸 후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가방 주인 00 씨냐고.

그렇게 소중한 가방은 내 곁으로 돌아왔다. 새로 산 지갑과 차키와 함께.

사람도 그러지 않을까. 어떤 사람은 지속적인 학대로 그런 사람을 만난 것이 천추의 한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무심함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어 서서히 마음이 메말라간다. 정말 좋은 사람은, 찰싹 맞는 인연은 내가 아무리 떠나라 해도 내 곁에 붙어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손길로 내 곁에 다시 돌아온 가방처럼 내게 머무를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떠나간다면 붙잡지 말고 김소월 시인의시처럼 사뿐히 보내드리자. 떠날 사람은 떠나고 그는 내 인연이 아니었으므로. 어쩌면 나와 아주 잘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하늘이 내게 주신 기회이므로.

그러니 사람도 일도 사랑도 너무 애쓰지 말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내 삶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좋은 일들이 내게 자석의 힘처럼 끌려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