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선택

삶으로 돌아오는 여행

나의 해외 여행기

by 루비


내 최초의 해외여행은 열아홉 살에 시작되었다.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일본 여행 99,000원이라는 광고에 혹해 서둘러 결제를 진행했다. 부산에서 출발해 후쿠오카를 1박 2일 여행하고 돌아오는 일정이었지만, 첫 해외여행 치고 무척 재미있게 다녀왔다. 비행기를 안 타고 페리를 탄 점도 즐거웠다. 배 위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장면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다음 여행은 2년 지난 스물한 살 때이다. 우연히 신문사 광고에서 본 여행공모전에 응모했고 1차에서는 탈락했지만, 마지막 2차에 5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려 에어텔을 지원받고 홍콩, 마카오로 다녀왔다. 남동생과의 첫 해외여행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그때 우리는 작은 말다툼이 있었는데 마카오 한복판에서 서로 엇갈려 하마터면 국제미아가 될 뻔해서 심장이 철컹 내려앉기도 했다. 정말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았지만 다행히 주변 건물을 한 바퀴 돌고 10여분이 지나서 다시 만났다. 그땐 정말 십년감수하는 줄 알았다.


그 외 홍콩 영화에서 보던 빅토리아 피크나 침사추이, 마카오 카지노 등을 여행한 것이 무척 즐거웠다.


세 번째 여행은 처음 직장에 취업하고 스물네 살 겨울에 다녀온 도쿄 여행이다. 일본은 후쿠오카를 다녀온 적이 있어서 이번엔 꼭 도쿄를 가고 싶었다. 도쿄에는 꼭 가보고 싶은 도쿄 디즈니 랜드, 스튜디오 지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원하던 곳을 모두 방문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다시 너무나 가고 싶은 곳이다.


가까운 아시아 지역만 여행하다가 어느 순간 나는 유럽에 가고 싶다는 꿈을 차곡차곡 키웠다. 네 번째 여행은 서른 살에 떠난 유럽 여행이다.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하게 됐다. 주변에서는 겁도 없이 여자 혼자 간다고 모두 말렸지만, 일단 같이 갈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세 번은 다 누군가와 함께했기에 이번엔 혼자서라도 꼭 다녀오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뜻깊고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다녀와서 잠깐이지만 여행작가의 꿈을 꾸기도 하고 실제 에세이집을 출간하기도 했다.(지금은 브런치북으로 업로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한비야 작가님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점차 실력을 업그레이드해서 언젠간 꼭 수준 높고 재밌는 여행 에세이집을 써보고 싶다.


https://brunch.co.kr/brunchbook/europe-serenade

https://brunch.co.kr/brunchbook/travle-love

한동안 해외여행과 멀어져 있다가 시간이 오래 지나니 다시금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 유럽 여행으로부터 구 년 지난 서른아홉에 떠나온 일본 삿포로, 오타루 여행이다. 여행 일정상 겨울이어서 삿포로와 오타루가 제격이다 싶어서 여행지로 고르게 됐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추웠지만, 하얀 눈 덮인 거리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설경이 정말 아름다워서 몇 년 만에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과 해가 빨리 지는 계절이라서 많은 곳을 여행하진 못했지만, 몇 년 만에 간 일본이라 정겨운 일본 음식과 사람들이 여행을 즐겁게 채색해 주었다.


예전엔 해외여행에 대한 로망이 컸었다. 그래서 전 세계 일주도 하고 싶다는 소망도 가졌었다. 지금도 못 가본 곳에 대한 동경은 있지만 예전만큼 크지는 않다. 내가 여행을 많이 다닌 건 아니지만, 이제는 안락한 집이란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좋은지 새삼 느끼는 나이가 되었다.


앞으로 여행한다면, 여행도 좋지만,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 이런 식으로 요리도 하고 여행지의 느린 일상을 즐기며 평범하고 소박하게 여행해보고 싶다. 그동안은 발 빠르게 돌아다니는 여행을 했다면, 느리게 천천히 음미하는 휴식형 여행을 하고 싶다. 여행을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일상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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