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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란...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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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란 시.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저절로 한 장면이 그려진다. 늦은 저녁 일을 마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것. 그 집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집에 돌아간다는 생각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면서 걸어가는 장면.


어린 시절, 내가 작은 시골 마을에 살면서 남동생과 동네 친구들하고 뛰놀다가 엄마가 '밥 먹어'라고 부르면 집으로 뛰어가서 저녁밥을 먹던 정겨운 풍경 또한 떠오른다. 밥을 먹고 만화영화를 보면서 신이 나서 만화 주제가를 따라 부르던 그 시절.


지금 여전히 내게는 우리 집이 있고, 힘들 때 마음속으로 떠올릴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즐겨 듣는 노래와 음악이 있다. 여기에 더해 사랑하는 남자만 생기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나는 스토킹과 가스라이팅을 오래 당해서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한때 좋아한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그들이 열등감과 심각한 결핍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내가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단 걸 깨닫고 나자, 사랑이란 것에 의심이 가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하려면 각자의 인격 또한 성숙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섣불리 연애를 하거나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진짜를 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콩깍지가 벗겨지면 사랑도 식는다. 영화 <코렐리의 만돌린>에는 "진정한 사랑은 나무뿌리가 흙 하고 뭉쳐져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내가 지금 호감 가는 사랑이 단순한 콩깍지는 아닌지 아니면 정말 진정한 사랑인지 가슴으로 느낄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랑은 실패하고 만다.


꼭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서 연애와 결혼에 관한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섭렵하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일단 다른 사람을 안다는 게 너무 어렵다. 한 사람 안에 가득한 깊은 심연과 우주를 알기에는, 겉으로 치장하고 꾸며대는 관계가 많다. 그래서 결혼은 속고 속이는 게임이라고 말하는가 보다.


사랑이란 건 너무 어렵고 두렵지만, 진짜 사랑을 만나면 그것만큼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도 없을 것이다. 나무뿌리가 얽히듯이 단단한 사랑을 만난다면 어린 시절 모락모락 김이 나는 집으로 뛰어들어가던 그때처럼 세상을 더욱 깊이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영화 속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건 결코 유치한 게 아니다.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태도이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싶다.



https://youtu.be/q_Zjr3pLTGc?si=giM0_JQNyBPjuW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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