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없는 학교에서 배우는 삶
한비야 작가의 에세이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중 4장 첫 에피소드는 ‘한비야의 은퇴학교’다. 한비야 작가님이 지금까지 공부해 온 과목과 앞으로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고 나도 나만의 학교를 정리해보고 싶었다. 아직 은퇴하려면 20년은 넘게 남았으니 나는 그냥 인생 학교로 정하겠다.

<계속 배우고 싶은 과목>
첫째 과목: 외국어
나는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공부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한 학년에 19 학급이나 되는 우리 학교에는 중국어 선생님과 불어 선생님밖에 계시지 않았다. 난 아쉽지만 중국어를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 잘하는 건 아니지만 수능 성적 3등급을 받았다.
내가 홍콩이나 마카오로 여행 갔을 때도 주로 광둥어가 쓰여 막상 내가 배운 북경어는 거의 쓸 수 없었다. 그래서 가끔 내게 중국어 공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현타가 오기도 했지만, 반에 조선족 아이가 있거나 중국 출신 다문화학생이 있으면 친밀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같다고 쓴 이유는 중국 다문화를 그리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아직 많은 경험은 없지만, 그만큼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요즘은 초급 일본어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고, 영어는 꾸준히 한지 오래됐다. 외국어 공부는 단계가 높아질수록 고비가 온다고 한다. 아직 나는 그 정도가 아니니 즐기면서 해야겠다.
둘째 과목: 성경
성당 신자들과 창세기 공부를 함께 한 적 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 집안은 원래 무교였어서 주변에 천주교 신자가 많지 않다. 그래서 독학으로라도 꾸준히 공부하려고 한다. 가톨릭온 사이트 수녀님이 꾸준히 동기부여해 주셔서 힘이 난다.
셋째 과목: 문학과 드라마
문학은 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해 온 소중한 친구이자 든든한 멘토다. 시, 에세이, 소설, 동화를 막론하고 재밌고 감동적인 것은 닥치는 대로 읽곤 했다. 처음에는 즐기기만 했던 독서가 어느 순간부터는 근육이 찢어지는 것처럼 힘들어졌다. 더 높은 고지로 올라가기 위해 애쓰다 보니 지칠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문학에 대한 열망은 내가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덧붙여 문학은 아니지만, 드라마도 매우 좋아한다.
넷째 과목: 악기 연주와 그림 그리기
악기는 이것저것 많이 해보았지만 정착한 건 피아노 하나뿐이다. 더불어 그림 그리기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 원데이 클래스를 가거나 타블렛이나 스마트폰으로 꾸준히 하려고 한다.
다섯째 과목: 수영하기
수영은 아직 초급 단계고 매번 같은 자리에서 멈추지만 수영장 가는 것 자체는 재밌고 기분이 좋다. 물속에 폭 안겨있는 그 상태가 좋다. 꾸준히 몸과 건강 관리를 해서 예쁜 수영복도 많이 입고 싶다.
여섯째 과목: 여행하기
여행은 예전만큼 엄청 즐기는 건 아니지만, 가끔씩 리프레시 차원에서 다녀오면 상쾌하고 즐겁다. 한비야 작가님처럼 언젠가는 동반자도 생겨서 같이 다녔으면 좋겠다.
<새로 열고 싶은 과목>
첫째: 자전거 타기
어릴 때 보조바퀴 있는 자전거로 동네 언니들한테 잘 배워서 자전거는 쉽게 탈 수 있다. 다만, 자전거 라이딩은 서울숲에 놀러 갔을 때 짧게 한강 코스에서 해 본 게 전부여서 장거리 라이딩도 한 번 해보고 싶다.
둘째: 탁구나 배드민턴 치기
운동과 담쌓고 살아왔는데 앞으로 여유될 때 탁구나 배드민턴도 배우고 싶다.
셋째: 심리학 공부하기
프로이트나 융, 아들러와 같은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거장들의 이론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다. 나 자신을 탐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정말 인생은 끝없는 공부의 연속인 것 같다. 하지만 이 공부가 힘들지 않은 건, 나를 성장시켜 주고 더 행복한 길로 이끌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인생 학교라면 평생 다녀도 여한이 없고 졸업한다는 게 아쉬울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인생 학교에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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