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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고민할 때 즈음에 만난 아주 유쾌한 에세이, 이옥선 할머니의 <즐거운 어른>. 이옥선 작가는 잠시잠깐 교편을 잡다 그만두고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오다 남편과 몇 년 전에 사별하고 혼자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병으로 죽는 것보다 어느 순간 심장마비로 한 순간에 가볍게 떠나고 싶은 바람을 내비친다. 가장 고통이 적다면서 말이다.
나는 이옥선 작가의 일상을 따라가는 게 재미나고 이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매일 목욕탕에 간다는 이야기다. 이옥선 작가가 사는 부산에는 목욕탕이 많다고 한다. 나도 어린 시절,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엄마아빠, 남동생과 다 같이 목욕탕에 가곤 했었다. 목욕을 다 마치고 먹는 바나나우유가 어찌나 맛있던지... 그리고 다 자라서는 나는 서울역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 자주 갔었다. 지방에서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오는데 본가에 가기는 너무 멀어서 자주 들르곤 했었다. 지금은 서울과 가까운 신도시로 이사한 이유도 있지만, 3층짜리로 크고 최신식 시설을 자랑했던 그 찜질방은 코로나 시기에 망해버려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아쉬운 추억으로 남았다.
이옥선 작가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도 많이 가고 읽은 책, 본 드라마도 정말 많을 정도로 여유로운 생활을 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이 약간 고상한 엘리트주의를 포장한 책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우리 부모님처럼 성실하게 노동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너무 한가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에 호흡이 너무 가파른 부분이 많아서 읽는데 숨이 찼다. 여러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더 자세히 다뤄줬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옥선 작가의 충만한 자존감과 소탈함과 일상에서 행복을 누리는 여유로운 마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진정으로 삶을 즐기는 자세에서만 엿볼 수 있는 태도기 때문이다.
작가는 출판사에서 미팅을 하자고 해서 꼭 책을 내야만 하라고 주문을 해서 이 에세이를 쓰게 되었다는데, 서른일곱에 첫 기획출간 에세이를 난 나로서는 나도 앞으로 이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 출판사에서 먼저 책 출간하자고 제의도 들어오고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책, 그건 모든 예비작가의 로망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옥선 작가처럼 매 일상에서 책도 많이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주변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