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오로라가 있는 곳

황선미 작가의 동화 <마법 같은 선물이야>

by 루비

Cover Image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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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오로라를 보러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하거나 어떤 여행작가가 오로라 여행을 다녀온 것을 보면, ‘와 멋지다’하고 그냥 감탄만 할 뿐이었다. 오로라를 보러 그 먼데를 가서 추위를 견디고 운이 좋아야만 볼 수 있다는 게 썩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고단할 것 같기도 해서다. 그런데 오늘 읽은 동화, 황선미 작가의 <마법 같은 선물이야>는 오로라 여행을 꿈꾸게 만들어준다.


이 동화는 몇 년 전에 오디오북으로 들었었는데 오늘 전자책으로 다시 읽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아름답고 재밌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오로라가 정확히 어떤 현상인지 몰랐다. 그러다 EBS에서 우주 대기획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고, 오로라가 태양에서 보내는 에너지가 지구에서의 대기와 만나 빛을 내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걸 듣는 순간, 이런 신비한 자연현상을 꼭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때 마법처럼 몇 년 전에 읽은 이 동화가 떠올랐다.


주인공, 재하는 할머니를 따라 처음으로 캐나다에 사는 고모댁으로 여행을 간다. 그곳에서 크리스마스가 생일인 사촌 에디의 생일도 축하해 주고 함께 오로라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재하네 가족들은 다양한 재미난 경험을 한다. 숲 속에서 은여우를 보기도 하고 이누이트들이 타는 개썰매를 타기도 한다. 호수에서 얼음낚시를 하기도 하고 티피텐트에서 언몸을 녹이며 고구마를 먹기도 한다. 오로라를 보러 가는 여정은 마냥 쉽지만은 않지만 또한 한편으로 추운 겨울만의 묘미와 재미도 느끼게 한다. 황선미 작가는 오로라 여행을 두 번이나 했다고 하는데, 나도 언젠가 이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화는 오로라 이야기 외에도 재화와 에디의 미묘한 경쟁과 화해, 성장이라는 또 다른 축의 이야기도 함께 전달해서 성장동화로서의 매력도 갖추고 있다. 동갑내기 사촌 간에 있을 수 있는 비교심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가족애가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캐나다 옐로나이프는 영하 35도까지 떨어지는 곳이라고 하는데, 추운 방한복을 입고 새별을 보며 오로라를 기다리는 장면은 뭉클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나는 집 앞마당에서 가족들과 동네 친구들과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곤 했다. 그리고 새내기 교사시절, 이십 대 중반에도 산촌마을에 살면서 밤하늘의 별을 자주 보고 했다. 요새는 도시의 불빛에 가려서 그런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동화처럼 언젠가 황선미 작가와 그녀의 동행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아름다운 밤하늘의 자연현상을 꼭 직접 보고 오고 싶다. 그렇다면 정말로 내게 마법 같은 선물이 주어진 것처럼 행복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