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사는 마을

창작 동화

by 루비

중세 시대 어느 산속 깊은 곳에 용이 사는 마을이 있었다. 사람들은 용을 두려워했다. 용은 마을의 처녀는 모두 집아 먹는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마을에서 차례차례 처녀들이 사라졌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마을 통치자는 현상금을 내걸었다.


“용의 머리를 잡아오는 기사에게는 현상금 1000만 루블을 주겠소!”


마을 기사들은 앞다투어 자신이 용을 잡아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너무 많은 기사들이 몰려 통치자는 그들이 힘을 모아 한 날 한 시에 무찌르러 가기를 명령했다.


그러나 당일에 어떤 기사도 나타나지 않았다. 갑자기 아내가 아파서, 실족을 해서, 건강이 악화되어서 등 온갖 핑계를 대며 꽁무니를 뺐다. 단 한 사람만 빼고. 그는 마을의 가난한 숯장수의 아들이었다.


“저는 용이 두렵지 않아요. 제가 반드시 무찌르고 올게요.”


사내는 용감하게 길을 나섰다. 그러나 아무리 산속 깊이 헤치고 들어서도 도무지 용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한 달 여를 걸어서 어느 오두막 앞에 도착했다. 사내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실종된 처녀들이 모여있었다. 휘둥그레 된 얼굴로 물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요?”


자초지종을 물으니 마을 사람들이 용이라고 믿었던 것은 용이 아니라 오래전 마녀사냥으로 처형된 아낙네였고 그 오두막은 아낙네의 딸이 지키고 있었다. 처녀들은 그곳에서 아낙네의 딸을 만나 세상에서 벌어지는 불의와 부정의에 대해서 공부하느라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잊어버린 것이었다. 사내는 너무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용의 머리로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았다.


사내와 아낙네의 딸, 처녀들은 용의 머리로 보일 만한 산짐승의 머리를 들고 마을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그제야 한 마디씩 거들었다.

“내 아내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내가 갔다면 더 빨리 돌아왔을 거야.”

“자네는 나보다 건강했기에 운이 좋았던 것뿐야.”


돌아온 사내와 아낙네의 딸, 처녀들은 처형된 아낙네의 추모비를 세우는 일을 추진했다. 추모비가 건립된 날, 더 이상 무서운 용에 대한 소문은 자취를 감추었고 마을에는 평화의 기운이 스며들었다. 사내는 마을의 새 통치자로 추대되었고, 아낙네의 딸은 사내의 아내가 되었다.






*그냥 왠지 용에 대한 이야기가 쓰고 싶었다.

예전 대학원 동화창작 강의시간 과제로 읽었던 일본의 동화작가 오카다 준의 <사토루의 2분>과 최근에 읽은 엘 맥니콜의 <스파크>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일상에서 지켜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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