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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Oct 21. 2022

홍콩 영화 음악의 아련함

'Try to remember'와 '월량대표아적심'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또는 멜로 장르를 제일 좋아한다. 지금까지 봤던, 좋았던 멜로 또는 로코물을 말해보라고 하면 쉬지 않고 나열할 수 있다. 어바웃 타임,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노트북, 냉정과 열정사이, 조 블랙의 사랑, 타이타닉, 유브 갓 메일,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오만과 편견, 라라 랜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터널 선샤인, 말할 수 없는 비밀, 플립, 너의 이름은, 허니와 클로버, 중경삼림,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 러브 레터 등을 봤다. 볼 때마다 푹 빠져서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로맨스 영화는 내 마음에 오랜 시간 파문을 일으킨다. 나와 달리 추리물을 좋아하는 친구와 내가 연애를 못하는 건 로맨스 영화, 순정만화 등에 푹 빠져서 환상이 너무 심해서 일거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앞에 열거한 영화 외에도 내가 정말 최고로 꼽는 영화가 있으니 그건 바로 홍콩 멜로 영화인 <유리의 성>과 <첨밀밀>이다. 두 영화는 내가 스물한 살에 홍콩 여행을 앞두고 보게 되었는데 가슴을 적시는 잔잔한 이야기에 오래도록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남자 주연 배우는 여명이다. 여담이지만 나의 작은 아버지가 여명을 닮아서 만날 때마다 떠올리곤 한다.


 <유리의 성>은 고등학생 커플이 여러 역사적인 사건에 휘말려 이별한 뒤 서로 다른 가정이 생기고 우연히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지만 안타까운 결말로 끝을 맺는다. 후에 우리나라에서 손예진과 조승우가 주연한 <클래식>을 보고 <유리의 성>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는지 너무나 흡사해서 의문을 가졌었다. <유리의 성>은 그 유명한 영화 주제가 ‘Try to remember’를 빼놓을 수 없다. 여명이 부른 노래를 듣고 있자면 귓가를 간질이는 감미로운 목소리가 낭만적이고 달콤한 사랑을 꿈꾸게 한다. 


 <첨밀밀>은 고등학생 때 중국어를 배우면서 중국어 선생님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첨밀밀>의 OST인 ‘월량대표아적심’도 정말 좋다. 중국과 한국은 같은 정서를 공유해서 그런지 친근하고 편안한 고향에 대한 향수 같은 그리움을 자아내서 좋다.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지 않는 나도 <첨밀밀>은 다시 볼 정도로 많은 감상에 빠지게 만들었다. 영화속에서는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등려군이 이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결국에 만나게 되는 운명 같은 사랑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건 현실에서 쉽게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사랑은 왜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 


 홍콩 여행 전 이 영화를 보고 가서 그런지 홍콩에 대한 친근감이 더 많이 느껴졌고 여행지마다 애잔한 그리움이 물씬 느껴왔다. 스타의 거리 앞바다 위에서 반짝이며 빛을 내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공연을 볼 때는 선명하지 않은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때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다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걸까? 문득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기보다 옆에 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와 함께 ‘Try to remember’와 ‘월량대표아적심’을 함께 듣고 싶다.



https://youtu.be/R613RXXBXc0 Try to rememer- 여명(이소라의 프로포즈)


https://youtu.be/9Wp3a2DnkoE 월량대표아적심 - 등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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