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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Oct 28. 2022

뮤지컬 <엘리자벳> 관람 후기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사랑의 중요성

 <스포일러 있습니다. 원치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평소 뮤지컬을 좋아해 세계 4대 뮤지컬도 다 관람하고 런던에서도 위키드 뮤지컬을 관람하고 온 나는 멜론이나 유튜브에서 종종 뮤지컬 넘버도 즐겨 들었다. 듣는 순간 오래도록 뇌리에 박힌 음악이 바로 뮤지컬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이었다. 이 넘버가 좋은 이유는 자신을 새장 속에 갇힌 작은 새에 비유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노랫말이 무척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엘라자벳은 엄격한 궁정의 황후였기 때문에 그것이 더 심하게 다가왔을 수 있지만 꼭 황후가 아니더라도 여자라면 누구나 그 절절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적 줄타기와 말타기를 즐긴 엘리자벳처럼 여자 친구 또는 아내가 된 여자들, 어머니가 된 여자들, 며느리가 된 여자들, 봉급쟁이가 된 여자들은 힘들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구속감을 느끼고 자신을 얽매는 것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꿈을 펼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을까.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구박과 냉대를 당해보기도 하고 스토킹을 1년 넘게 겪어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더 깊이 고민했었다. 사랑이란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직장생활을 즐거움으로 탈바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에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살아간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등에 대한 고민들로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읽고 부단히 경험들을 쌓으면서 미리 문제를 예방하고 싶었다.


 뮤지컬 <엘리자벳> 속 엘리자벳은 결국 그런 삶의 무게에 지쳐 정신병원에 제 발로 찾아가기도 하고 아들의 자살을 마주하기도 하고 점차 삶에 죽음의 무게가 드리워진다. 엘리자벳과 오해로 멀어진 황제는 엘리자벳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차디찬 황후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나는 이 뮤지컬을 보면서 결국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이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그 사랑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 소통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황제와 황후의 사랑을 질시하고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시어머니의 공작 속에서 결국 무너지고 만 건, 그들이 서로에게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황제는 국정을 위해 엘리자벳에게 조금만 더 시어머니를 이해하길 강요했고 엘리자벳은 화해를 청하는 황제를 끝끝내 외면하고 서로 불행한 결말을 맞이했다. 황후의 그러한 선택이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타국으로 시집와 오랜 시간 황제의 우유부단함에 상처받고 힘들어했으므로…


 결국 사랑은 강요와 인내와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자유를 그토록 갈망했던 엘리자벳처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가 숨 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내어주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우리가 인생에서 찾아야 할 사람은 바로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다시 상기해본다.




https://youtu.be/Mok6CAFYwNk나는 나만의 것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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