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어린 시절, 옆집에 살던 내 친구네 집은 기와집이었다. 우리 집은 양옥 주택이었지만, 내가 살던 곳은 시골이어서 그런지 기와집도 몇 채 남아있는 그런 곳이었다.(초가집도 있었다.)
나는 그 친구네 집에 갈 때마다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 우리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창호지로 만든 문도 그렇고, 아궁이를 떼는 부엌도 그렇고 친구가 살던 사랑채의 다락방도 그중 하나였다.
벌써 이십 년도 훨씬 지난 일의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친구가 살던 어린 시절 다락방과 같은, 그 다락방 속의 보물 상자와 같은 일들을 맘껏 꺼내서 적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지망생들은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직업이나 인간관계, 여가생활과 관련된 일을 많이 쓰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들의 인생이자 삶이니깐 너무나 당연한 것 같다. 그것이 매우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쁨으로 충만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현실의 지리멸렬함과 고단함,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럴 때, 마음속 다락방에 간직한 보물 상자를 꺼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자극적이고 유혹적인 놀이에 빠져든 요즘 시대에 밍밍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랜 추억으로 남을 취미 12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힘든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고, 비용이 대단히 많이 들지도 않는다. 엄청난 전문가적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소소하게 꼼지락거리며 하루를 채워 가다 보면 그 모든 활동들이 먼 훗날에는 다락방의 보물상자를 꺼내보는 것처럼 충만한 행복감을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