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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취미_다이어리 꾸미기

다꾸 놀이

by 루비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다이어리 꾸미기가 유행했다. (내가 6학년을 두 번 맡아봤는데 요즘 학생들은 다이어리 꾸미기에 관심 있는 학생이 많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여전히 #다꾸 (다이어리 꾸미기의 줄임말)라는 태그로 올라오는 영상이며 게시물이 많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다이어리 속지를 만들어서 꽤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고 한다. 심지어 다꾸를 소재로 한 ASMR채널도 있다. 고급 가죽 다이어리부터 평범한 다이어리까지 정말 많은 종류의 다이어리를 가지고 우리의 귀를 간질인다. 이런 유튜브를 보고 있자면, 세상에는 정말 재미있는 게 너무나 많구나, 왜 사람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회사원이 되기만을 고집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곤 한다. 세상을 사는 방식은 80억 인구만큼 80억 가지의 길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어쨌든 나도 간간히 다이어리 꾸미기를 한다. 나는 원체 여러 가지 일을 벌이기를 좋아하느라 꾸준히 하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내 스티커북과 다이어리를 보고 있으면 흐뭇하고 행복하다. 스티커북은 나의 6학년 제자였던 한 여학생이 만들어서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따라 하게 되었다. (교학상장!) 스물일곱 살 여름, 나도 스티커북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다이소에 가서 조그만 미니 앨범을 하나 샀고 그 안에 스티커로 채웠다. 개중에는 제자에게 선물 받은 스티커도 있다. (유0야, 잘 지내고 있지?) 그리고 최근에는 핸드메이드 사이트인 아이디어스에서 수제 다이어리도 하나 주문했다. 속지가 너무 예뻐서 한 장 한 장 쓰기가 아까울 정도이다.


내 보물 <스티커북>

대학생 시절에는 대학로에서 연극 공연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연극 티켓이나 여행 다녀와서 남은 기차표, 박물관 입장권 등을 붙여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앞으로 꿈꾸는 나의 소망이나 미래 등을 잡지에서 오려 콜라주해서 붙이거나 좋아하는 시를 써놓기도 한다. 이런 것을 하고 있으면 내가 정말 마음이 아주 충만한 행복 부자가 된 기분이다. 아마도 활발하고 움직임이 큰 외향인은 지루하다고 싫어할 것 같다. 나처럼 포근하고 안락한 공간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향인에게 적극 추천한다.


(좌) 다이어리 표지, (중) 제자가 준 미녀와 야수 스티커, (우) 사랑의 사계절
어디서 보고 적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 친구가 생기면 해보고 싶은 것들♡
(좌) 수제 다이어리 표지, (우) 좋아하는 동시, 별 보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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