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사랑해 주세요
그 아이는 언제나 혼자였다. 학교를 마치고 하는 일은 친구들이 다 돌아간 운동장에서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가끔 골대를 향해 널브러진 공을 차거나 미끄럼틀에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며 지루한 오후를 줄이는 법을 택했다.
교실에서는 언제나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고 칭찬해주지도 않는 일. 그럼에도 얼굴은 항상 싱글벙글 웃으며 괜찮은 척, 씩씩한 척하는 아이. 그래서 사람들은 정말로 괜찮은 줄 알았다. 당연히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라고 으레 짐작했다.
그런 그 아이를 미워하는 아이도 있었다. 착한 척 가식 떤다고 욕하는 친구도 있었다. 은근슬쩍 험담을 흘리거나 발을 걸거나 실수하기만을 기다렸다가 바로 소문을 퍼뜨리는 식이었다. 참고 참다 그 아이는 전학을 가버렸다.
하지만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법. 결국 새 학교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이런 사실을 아는 가족, 친척들에게까지 외면을 받고 무시를 당했다. 그래도 친구들은 다르겠지 하며 더 착하게 굴고 더 배려하고 더 굴종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세상사람들은 더 만만히 보고 함부로 했다.
한계치에 도달한 어느 날, 그 아이는 스마트폰을 꺼내 하나하나 전화번호를 차단해 나갔다. 혼자 있는 게 두려워 억지로 맞추며 살아간 삶에 진절머리가 났다. 이제 외롭더라도 당당한 혼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른 누군가를 대접하기 이전에 가장 먼저 스스로를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길목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