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동화
눈이 펑펑 내린 다음날, 소복소복 눈 쌓인 거리를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걷습니다.
눈의 요정이 다녀갔는지 온 세상이 하얗게 하얗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놓은 것만 같아요.
그런데 전 혼자서 걷는 그 거리가, 마음이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것만 같네요.
어릴 적 봤던 그림책에서는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눈사람을 만든다고 하던데...
나는 누구랑 눈사람을 만들지?
문득 레이먼드 브릭스의 <눈사람 아저씨> 그림책을 읽던 기억이 떠올라요.
나도 그처럼 눈사람과 함께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내 외로움이 조금은 가시지 않을까?
나 혼자서라도 조금씩 눈덩이를 굴리고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장갑을 끼고, 동그랗게 눈뭉치를 뭉쳐서 굴리고 또 굴렸어요.
어! 그런데 멀리서 서영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어요.
서영이와 나는 모둠활동을 같이 하면서 조금은 가까워졌죠. 우리는 둘 다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서영이도 하얀 세상이 놀라워서 밖으로 나왔나 봐요. 그 뒤로 쭈볏쭈볏 서영이의 동생이 보여요. 초록색 점퍼를 입은 모습이 마치 귀여운 초식공룡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아요.
"하은아!!"
"응! 서영아!!"
"우리 같이 눈사람 만들래?"
"좋아!"
내가 만든 눈사람에 서영이가 주워온 나뭇가지를 꽂아 팔을 만들고, 헌 목도리를 둘러서 눈사람의 목을 따뜻하게 해 주었어요. 서영이의 동생 주영이는 눈사람의 눈코입을 만들어주었죠. 눈사람의 웃는 표정이 꼭 주영이의 얼굴과 꼭 닮은 것 같아요. 어느새 얼굴에는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어요.
코가 시리도록 추웠던 날씨가 우리들의 온기로 따스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하하하~!"
우리는 너무 신이 났죠. 서로에게 눈뭉치를 던지며 놀다가 모두들 철퍼덕 눈 덮인 지면 위로 자빠졌어요. 누워서 바라본 풍경은 온 세상이 하얀 솜으로 뒤덮인 것만 같았죠.
아, 처음 느꼈어요. 굳이 환상 속으로 도망가지 않아도, 옆의 친구와 이렇게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요.
열 살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아요. 왜냐면, 소중한 친구가 생겼으니깐요!!
난 이제 혼자가 아니에요!
눈사람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