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전 질문과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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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로서 또한 초등교사로서 퍼스널브랜딩 인터뷰에 참여했어요. 실제 인터뷰에서는 다른 질문과 답변이 더 많이 오갔습니다. 사전에 준비한 자료도 공유하고 싶어 올립니다. 인터뷰 영상은 업로드되면 소개하겠습니다.
루비 작가님 사전 질문지
1. 스마트폰 좀비를 읽고 제가 다 경각심이 일더라고요. 저부터 스마트폰 좀비가 되지 않아야 하지 않나… 하는 ^^;; 아이들의 시선으로 쓰는 동화책이 어른을 위한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책을 본 아이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신 적이 있을까요?
일단 제가 간간이 아주 짧은 소설 습작을 써보긴 했지만 정식으로 출간해 본 적은 없어서 사실 저도 소설에 대해서는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해요. 제가 아는 동화 위주로 답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제가 현재까지 3편의 오디오북 동화를 출간했는데, 저는 아이들이 동화책을 통해 상상력을 좀 더 발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그것이 어떤 망상이나 객기 같은 것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하되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꿈꿔볼 수 있는 것들로요. 여기서 현실이란 아이들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재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마트폰 좀비>에서는 스마트폰을 쓰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 <신비한 동물 탈을 쓴 게으름뱅이>는 해야 할 일을 미루기만 하는 점, 그리고 최근에 나온 <별을 청소하는 견우와 달을 노래하는 직녀>에서는 연애 감정에 대해 공감이 갈 것 같습니다.
동화를 통해서 교훈을 발견하면 좋겠지만 단순히 훈계하거나 교훈조로만 끝나는 이야기로 쓰고 싶지 않아요. 이야기를 통해 재미를 느껴야 하고 읽는 순간만큼은 전율을 느낄 만큼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떤 공감대 형성, 깨달음, 즐거움, 충격, 공포 모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 동화가 아직 그 정도 경지에 이를만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거듭 나아지며 좋은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른을 위한 책과 크게 다른 점은 시선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른들도 아이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었잖아요. 책의 주 무대와 배경이 어린이들이 사는 세계일 뿐이지, 저는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차이점을 뽑자면, 방금 이야기한 ‘시선의 차이’, 아이의 눈높이에서 쓰인 책이라는 점이죠. 부수적으로는 어휘의 수준, 사용되는 형용사, 부사 등이 다르고요. 저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다양하게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해요. 좀 더 생동감 넘치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제가 알랭드 보통의 소설에서 읽은 문장 중에 셰익스피어 소설도 7살 어린이에게는 허섭스레기에 불과하다는 문장을 읽었었어요. 7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 13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른들이 좋아하는 작품도 다르고요.
<스마트폰 좀비>가 작년 가을에 출간되었는데, 올해 초 아이들에게 첫날 선생님 소개할 때 알려주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얼마 전에 저희 반 학생이 선생님 동화 읽었다면서 재밌었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기뻤어요. 그리고 스토리텔이나 윌라 오디오북, 밀리의 서재 등에서 리뷰를 살펴보기도 하고요.
2. 아이들을 가까이서 지도하다 보면 대한민국의 공교육 그리고 사교육 등 교육환경에 대해 많이 생각하실 것 같아요. 동화책을 쓰기 시작하신 계기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는지 그리고 어떤 목적과 희망을 가지고 책 쓰기 활동을 하시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이십 대 후반에 많은 시련과 아픔을 겪었었어요. 저는 아직도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시련을 겪으면서 저의 인생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어요. 저는 맹목적으로 내게 주어진 삶만 충실히 따르며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이 전하는 가치관과 세상이 좋다고 하는 것들만이 좋다고 굳게 믿으며 현혹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어쩌면 교사가 된 것도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 여선생님들이 교사라는 직업이 정말 좋다고 했거든요. 다른 직업에 대해 탐색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에 대해서도요. 그래서 진짜 나를 찾고 싶었고, 나는 뭘 좋아하나, 뭘 잘하는 가에 대해서 뒤늦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런 저를 외숙모는 모범생처럼만 살아오다가 뒤늦게 사춘기를 겪는 것 같다고 하셨죠. 그렇게 상담도 받고 책도 찾아 읽고 여러 수업을 듣다가 독립출판으로 에세이도 내고 소장본 그림책도 출간한 거예요. 그런데 제가 수능시험에서도 언어영역을 제일 잘했었거든요. 약간 문학소녀 기질도 있고요. 너무 재밌어서 대학원도 아동문학교육을 전공하기로 마음먹고 수료를 마쳤어요.
제가 맡은 반 아이들 중에는 공부에 영 관심도 없고, 자신을 미워하는 아이도 많고, 삶을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그런 아이들은 보통 게임에 많이 빠지더라고요. 저도 게임을 참 좋아하는 학생이었지만 저는 다른 관심사도 많았거든요. 꼭 저처럼 동화책이 아니더라도 뭔가 자신의 꿈을 찾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자아실현의 롤모델이 되어주고 싶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분들 많잖아요. 꼭 그런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가까이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식인 답변 다는 것도 재밌더라고요.
3. 사실 아이들에 대한 문제는 어른을 바꾸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어른을 위한 책을 쓰실 생각이나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어른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잖아요. 저는 무력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자기만의 고집과 편견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존재들인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틀린 것을 밀고 나가는 건 문제지만 옳은 것을 밀고 나가는 건 주관이잖아요. 단단함 같은 것. 옳은 것이란 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생은 끊임없이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얼마 후면 제가 아이러브북 출판사 공모전에서 대상을 탔는데 <꿈꾸던 학교>라는 책으로 에세이가 출간됩니다. 그리고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책 쓰기 선생님이라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여름방학에도 책을 집필하고자 합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전공한 어린이문학에서 미래의 어린이상을 추출하여 논해보고자 해요.
사람은 누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어느 순간까지 전력 질주하다가 벽에 부딪히고 깨져보면서 잘못됐다고 느끼는 순간, 그제야 조금씩 변화의 물꼬가 트이는 거 같아요.
4. 아이들에게 진심을 다하시는 마음을 sns로도 느껴질 정도예요. 그럼에도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여러 힘든 점들은 있으실 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해결해 가시나요?
제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정서적으로 문제 있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예요.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습하러 오는 곳인데 배움의 준비가 안되어 있는 학생들을 케어하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심한 학생들은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기물을 부수고 친구들에게 욕설을 내뱉고 수업 방해를 일삼거든요. 이건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잖아요. 수업권이 곧 교권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기가 쉽지 않아요. 온전히 담임이 그 아이를 책임져야 하고 때로는 모든 것을 독박 쓸 때도 있고요.
올해는 그런 학생은 없는데 대신에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한 아이가 있어요. 제가 일주일에 한 시간씩 따로 시간을 내서 상담도 진행하고 있지만 쉽게 좋아지지 않네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가정에서도 비협조적이고요. 저는 이러한 부분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힘든 것은 교직이 공무원 사회다 보니 자발적이고 수평적이기보다 지시적이고 수직적이라는 부분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교실에서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학급을 만들고자 해도 학교라는 조직의 부품으로 기능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 안에서 우리 학급만 개성적이고 자유롭게 운영해 나간다는 게 어렵죠. 교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많이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글도 활발히 쓰시고 책도 여러 권 출간하신 활동을 보면서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어떤 의도한바 또는 메시지가 있으신 듯합니다. 있으시다면 mjku를 통해 전파될 수 있게 공유해 주세요~~^^
저는 무슨 거창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에요.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이 있잖아요. 저는 그저 개개인 한 사람이 행복하면 결국 그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서 행복한 사회를 이룬다고 생각해요. 남을 괴롭히고 헐뜯는 사람도 사실 스스로가 불행하고 결핍을 느끼기 때문이잖아요.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미워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기 위해선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이유를 들어 사람을 배척하고 차별하잖아요. 뭔가 하나로 똘똘 뭉치기보다 계급을 나누고 파벌을 나누고 바운더리를 만드는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람들이 모두들 두려움에 떨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아주 작은 틈이 댐을 무너뜨리듯이 작은 경계를 허무는 것만으로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가가기 두렵고 힘들 땐, 내 주변부터 점차 발을 넓혀보는 시작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에 <마녀 배달부 키키>를 좋아하는데, 그런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일에서 보람을 찾고 기쁨을 누리고 행복한 인생을 영위했으면 좋겠어요. 그럼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련이 닥쳐도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처럼 인생을 소풍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루비 작가의 동화
스마트폰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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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 탈을 쓴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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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청소하는 견우와 달을 노래하는 직녀
https://audioclip.naver.com/audiobooks/8C60151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