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어린 왕자야.
난, 너의 순수함을 많이 좋아했어. 아주 많이.
그런 순수하고 착한 너도,
정작 네가 아끼고 소중해야 할, 장미를 성가셔하고 소행성 B-612를 떠나왔잖아.
장미는 마음이 많이 아팠을 거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다는 건 참 쓸쓸하고도 외로운 일이거든.
너도 나중에는 많이 그리워하고 아파했지만,
참 나쁘게도, 넌 끝끝내 장미가 있는 별로 돌아가지 못한 것 같았어.
수많은 장미들 중에서 오직 너의 장미였던, 네가 정성껏 가꾼 너의 장미가 있는 그곳으로.
그렇게 서로 엇갈리고 상처 주며 사는 관계가 참 많은 것 같아.
너를 처음 만나 세상에 널리 알려준 생텍쥐페리 아저씨도 그랬던 것 같고.
그래서 그 깨달음을 전해주고자 너와 만난 일을 책으로 만들어 주신 건데..
사람들은 참 어리석어서 직접 겪어보기 전까진, 절대로 깨닫지 못하기도 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다들 그렇게 성장하는 거니까.
추신. 가짜를 놓는 순간, 진짜가 오겠지? 너의 장미, 너의 사막여우처럼. 그렇게 헤매다 헤매다 결국 만나게 될 거야. 그러니깐 슬퍼하지 않을게. 너도 너무 슬퍼하지 마. 장미는 분명 행복해졌을 거야. 사막여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