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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Sep 20. 2023

별바라기

창작시

별바라기

 

해는 해님을 바라보고

별은 별님을 바라보고

나는 그대를 바라봅니다.

 

그대는 나의 별,

멀리서 반짝이는 그대의 눈부심에

그만, 나는 숨어버리고만 싶네요

 

커다란 그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

나도 언젠가 그대처럼,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을까요?

 

큰곰자리 작은곰자리처럼,

나란히 저 높은 세상에

그대와 함께 점점이 별이 되어

반짝임으로 박히고 싶어요





심사평




사랑하는 대상과의 합일을 강렬하게 염원하는 바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가 동시처럼 들리는 이유는 순수한 세계에 대한 동경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또 여기에 소망과 기원을 표방하는 종결어미의 처리 때문으로 보인다. 자연물인 해와 달로부터 연역적 논리로 다다른 자아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과정을 보인다. 상호 관계성을 갖는 것끼리 바라보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것이란 우연이다. 그런데 2연에서 시상이 전환되어 그대가 별로 화(化)하기 때문에 화자는 숨고 싶은 마음이 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나보다 상대를 더 위대하게 보이는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력이다. 그렇지만 비교 대상으로 자신의 위치를 강등시키지 않고 오히려 그와 필적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부분이 바로 이 시의 핵심이자 남다른 발상이다. 나란히 마주하며 그대처럼 반짝이는 생을 살고 싶은 이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급의 위치에서 나누는 사랑을 소망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매우 침착하게 자연스런 시상을 전개하는 힘이 이 작가에게 있다. 다만, 인식에 있어서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영역 말고 자신만의 개성적인 것을 바탕으로 할 때 자기만의 고유한 시적 세계가 구현된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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