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과 표지부터 내가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에 둘러싸인 기분이 들었다. 원제는 Revelations of Divine love로 신성한 사랑의 계시란 뜻이다. 이 책 자체를 신성하게 모셔야 할 것만 같을 정도로 읽고 있는 것만으로 기쁨과 감사에 가득 차오르게 된다.
하지만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다. 나는 아직 성경을 통독한 적도 없고, 예수의 생애와 말씀을 담고 있는 마르코 복음서도 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신학자가 마르코 복음서를 읽고 나서 신앙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 나에겐 와닿지가 않았다. 나는 그보다는 내가 겪은 고통과 시련으로 인해 신앙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교만인지 오만일지 모르나 털끝만큼 잘못이 없는 순백의 성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야말로 예수님의 환생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세상의 버림을 받았고 고통에 허우적대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가 지었는지는 모르는, 내가 지었을지도 모르는 죄를 떠나서 나를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편하게 쉴 수 있을지도 모르는 희망을 갖게 해 주었다. 또한, 그를 위해서 더 깊이 하느님에 대한 열망과 죄에 대한 참회와 원수와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나아가기를 다짐하게 되었다.
나는 이미 세상의 모든 불행은 웬만큼은 다 겪어본 것 같지만 아직도 더 겪어야 할 불행이 남아있다면, 나에게는 의지하고 기대고 믿을 수 있는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내가 하느님의 평화와 사랑 안에서 어떤 두려움이나 불행, 시련, 악의에 굴복하지 않고, 오직 사랑과 자비와 은총으로 평안한 삶을 누리고 죄를 미워하고 영혼을 사랑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천국에 이르기를, 그렇게 나는 조금 더 깨끗해지고 순결해지고 하느님,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닮아가고 싶다.
“그렇게 저는……그 믿음을 확고히 간직해야 한다는 것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배웠습니다. …… 모든 것이 다 잘되리라는 것도 확고히 믿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랑의 계시》, 제3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