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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떠는 아이

창작시

by 루비


외로움에 떠는 아이



외로움이라는 한기가

뼛속을 파고들 때

성당에 가서 고요히

기도를 올렸던 그 밤

여전히 난 종종

이유 모를 불안에 빠지곤 해서

내 외로움의 근원이 무엇인지

모르겠어 마음이 울적해

뭘까 나는 악마의 저주를 받았나

그치만 난 언제나 혼자였는 걸


함께라는 게 무언지 잘 모르겠어

누구와 함께여서 행복했던 기억이

잘 없는 것 같아

나는 늘 혼자였고 외톨이였지

가장 신났던 건 국립국악원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하며 무아지경에 빠지던 때

17일간 유럽여행을 다녀온 때

그리고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할 때


나란 사람은 나도 이해불가야

이런 나를 의사 선생님이 치료해 주실 거야

나도 대나무처럼 속은 비었지만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닌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

더는 외로움에 울고 싶지 않아

더는 세상의 압력에 부러지지 않을 테야

나는 혼자서도 씩씩할 거야



제가 직접 찍은 스위스 알프스산의 만년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