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교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나요?>를 읽고
고 홍세화 작가님이 작고하셨다는 뉴스를 보고 바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와 ‘똘레랑스’라는 말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읽어볼 여유는 나지 않았었다. 그러나 파리 여행 시 직업천명의식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친절한 파리 시민 덕분에 어렴풋이 알거는 같았다.(비록 파리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했었지만) 무튼 이 책을 읽고 교육과 연관해서 우리 사회의 분노나 폭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난해 서이초 교사의 죽음도 그렇고 무슨 일이 생기면 교사를 찢어죽이려한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나또한 그런 폭력과 고립으로 내몰린 적이 있기에 무척 공감이 갔다. 그 상황에서 동료 교사도 학부모도 학생도 내 편이 아니었다. 모두가 성난 황소처럼 나를 단두대에서 처형하려는 사람들처럼 나의 죄목을 낱낱이 밝히고 나를 책의 표현 그대로 찢어죽이려고 했다. 그때 난 고작 몇 년 되지 않은 저경력 여교사일 뿐이었는데… 홍세화 작가님이 말씀하신 똘레랑스는 어디 있으며 왜 내가 모든 시스템의 문제와 켜켜이 쌓인 교육의 오류와 부재의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지 무섭고 끔찍하고 절망적이고 죽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정신과를 찾아갔고 서이초 선생님은 자신을 지키기보다 해하기를 택하셨다.
이 책 속 대담에 참여한 교사는 이 미친 죽음의 레이스에서 뛰어내리려면 모든 대학을 폭파시켜 1/n로 나누지 않은 한 힘들다고 말한다. 이것은 예전에 읽었던 책, <뚜벅뚜벅 김상곤 교육이 민생이다>에서 전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말씀하신 권역별 대학 네트워크와 비슷했다. 비록 그의 교육개혁은 실패했지만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과 교육환경을 위해 계속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이 큰 힘이 되고 나도 보태고 싶다.
전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선발 효과가 아닌 교육 효과를 강조했다. 선발 효과는 처음부터 우수한 학생을 뽑은 후 그것을 교육의 결과라고 말하는 모순이고 교육 효과는 어떤 출발점에 있는 학생이든 그 학생의 성장을 이끄는 교육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나친 입시교육과 사교육의 영향으로 선발 효과가 두드러진다.
이 책에서 홍세화 작가와 이원재 교사는 무엇보다 글쓰기 교육을 강조한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를 예로 들며 한국은 지식 암기 교육에 치중하여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어쩔 땐 하도 들은 이야기라서 그런데 왜 대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지 나조차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폭력적인 사회에서 교육이 절망적으로 느껴질 때조차 결국 교사가 또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아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책의 제목인 <교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나요?>에 적절한 답을 주며 고찰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홍세화 작가 식으로 표현하면 성찰이성. 교사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