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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n 02. 2024

장미꽃과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고

  


장미꽃은 오늘도 울고 있다. 장미꽃은 어린 왕자가 유리 덮개도 씌워주지 않고 머나먼 지구로 떠난 것에 몹시 슬퍼한다. 장미꽃은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비바람과 호랑이를 피해보려고 네 개의 가시도 곧추 세워보지만, 본디 연약한 몸으로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리 쓰러지고 저리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간신히 가누고 눈물을 훔친다.


     

“왕자님은 언제쯤 돌아올까?”    

 

자신이 너무 변덕스럽고 투정을 많이 부렸다고 반성도 해보지만, 장미꽃은 너무 속상하고 슬프다. 어린 왕자 앞에서 예뻐 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뿐인데 어린 왕자는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떠나버렸다.      


“휴. 나는 너무 외로워. 쓸쓸하고.”     


어린 왕자는 머나먼 지구에서 장미꽃과 똑같이 생긴 5,000송이의 장미꽃을 보며 흐느껴 운다.



“너희들은 내 장미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달라. 전혀 아름답지 않아. 내가 길들인 장미가 아니니깐.”     




어린 왕자는 사막 여우가 해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고 벌레를 잡아준 나의 장미를 책임져야 한다고. 시간을 쏟은 만큼, 길들인 만큼 소중한 존재라고. 하지만 이미 어린 왕자는 소행성 B-612에 살고 있는 장미꽃에게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그때 노란 뱀이 어린 왕자를 꼬드긴다.     


“내가 너의 별로 돌아가게 도와줄게.”     



어린 왕자와 노란 뱀은 비밀리에 만났고, 어린 왕자를 뱀이 콱 물어버렸다. 어린 왕자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천천히 모래사막 위로 쓰러져버렸다. 그때 머나먼 별 B-612에서는 장미꽃이 언제쯤 왕자가 돌아올까를 생각하며 몸단장을 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고 마음이 쓰라리지...”


장미꽃은 자신도 모르게 계속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때 거짓말처럼 눈앞에 어린 왕자가 나타났다.     


“장미꽃아, 미안해. 너를 이해하지 못했어. 네 말이 아니라 너의 행동을 봤어야 하는 건데... 그냥 너를 바라보며 향기를 즐기면 됐는데...”

“어린 왕자님, 고마워요. 저도 짜증 내고 투정 부려서 미안해요. 나는 그저 사랑하며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 후 어린 왕자와 장미꽃은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귀여운 양들과 함께.




https://youtu.be/PDa1yMlB-sQ?si=YU5WofTjx5M46uRo <꽃과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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