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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다른 두눈, 한국인의 NO행복

by 구찌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나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행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한국인은 종종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외국인들도 한국을 이해하려 하지만 깊이 있는 통찰을 얻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설문조사나 연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보다는 개인적인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얻은 통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는 객관적인 데이터보다 주관적인 통찰이 더 많은 깨달음을 준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데이터는 고정된 정보를 제공하지만, 통찰은 그 속에서 생명력을 느끼게 하고 더 깊은 의미를 탐구하게 한다. 수치나 통계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전달하지는 못한다. 니체의 말처럼, 세상에 '사실'이라는 절대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다양한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

한국인들은 데이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나의 관점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으며, 그 이유와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나갈 것이다. 데이터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우고, 숫자가 담아내지 못하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목적이다.

나는 많은 한국인들이 행복을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 행복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내가 "99.9%의 한국인이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면, 당신은 아마 "행복이 당연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 또는 "99.9%라는 숫자는 너무 과장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느꼈다면, 당신도 아마 그 99.9%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행복을 중요시하면서도 그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숫자와 외형적인 성과에만 의존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재조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내가 아는 한국인은 이렇다.
1. 대조적인 심리와 행동
한국인은 도박 성향이 강하지만, 도전을 싫어한다.
한국인은 긍정을 말하지만, 내면엔 늘 불안과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인은 자유를 원하지만, 규칙과 관습에 매우 민감하다.
한국인은 단합을 중시하지만, 경쟁에서 이기려는 욕구가 강하다.
한국인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자신의 감정은 감추고 싶어 한다.
한국인은 진실을 원하지만, 결국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어 한다.
한국인은 책임감이 강하지만, 도움을 청하는 데는 서툴다.
한국인은 자기 표현에 미숙하지만, 남의 평가에 적극적이다.

2. 삶의 가치와 추구
한국인은 외적인 성공과 명예를 추구하지만, 내면의 성찰은 종종 소홀히 한다.
한국인은 명예를 소중히 여기지만, 비난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한국인은 성실함을 강조하지만, 효율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인은 공부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정작 독서는 소홀히 한다.
한국인은 성공을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자주 놓친다.

3. 일상과 문화
한국인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지만, 그만큼 스마트하지 않다.
한국인은 항상 빠르게 움직이지만, 바쁘기만 할 뿐이다.
한국인은 잘 놀 줄 알지만, 진정으로 쉴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은 유행에 민감하지만, 금방 질려버리기도 한다.
한국인은 연애를 원하지만,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인은 흥은 있지만, 그 흥 속에 진정한 혼은 없다.
한국인은 외모를 신경 쓰지만, 내면을 돌보는 데에는 소홀하다.

4. 가족과 사회적 관계
한국인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지만, 자신의 어려움은 말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자기 자식을 소중히 여기지만, 남의 자식도 소중하다는 점을 종종 간과한다.
한국인은 남의 눈치를 많이 보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는 데는 서툴다.
한국인은 자녀 교육을 중시하면서도, 스스로 배움에 대한 관심은 떨어진다.
한국인은 결혼의 가치를 중요시하지만, 독신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5. 경제와 소비
한국인들은 빚을 잘 활용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고 있다.
한국인은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지만, 정작 마음의 여유는 부족하다.
한국인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은 소유에 집착하지만, 그로 인해 진정한 자유를 잃고 있다.
한국인은 경제적 안정을 원하지만, 그 안정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모를 때가 많다.

6. 미래와 현재
한국인은 미래를 계획하지만, 현재의 즐거움을 쉽게 놓쳐버린다.
한국인은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지금 필요한 것들은 자주 미룬다.
한국인은 항상 앞으로 나아가길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법을 잊는다.
한국인은 젊을 때는 미래를, 나이가 들면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정작 현재에 집중하지 못한다.

7. 행동과 사고방식의 모순
한국인은 눈이 높지만, 시야는 좁다.
한국인은 독립을 외치지만, 타인의 의견에 의존한다.
한국인은 대화를 원하지만, 그 대화는 종종 피상적이다.
한국인은 남의 용기를 칭찬하지만, 자신은 과감한 결정을 미룬다.
한국인은 경쟁심이 강하지만, 그릇은 작다.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지만, 혁신에 약하다.

한국인은 분주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진실은 잃는 것이 더 많고, 행복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러 모순과 딜레마를 안고 살아가면서, 행복을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기도 한다. 한국인의 삶은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잃어버린 행복이 자리 잡고 있다.

나 역시 한국 생활이 편하면서도 불편하고,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한때는 한국 문화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실증이 날 때가 많다. 한국에 정이 가고, 한국인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외국인이었던 내가 한국인이 되면서 느낀 복잡한 감정과 불만이 쌓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길들인 것에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로, 내가 한국에 길들여진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에 대해 안타깝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공존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크다. (솔직히, '우리나라'라는 표현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말이다.)

이 책은 단순히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행복'이라는 주제를 매개로 한국 사회의 내면에 자리한 복잡한 모순들을 탐구하고, 그 속에서 왜 행복의 본질이 종종 왜곡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한국인들이 추구하는 행복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문제들을 깊이 성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논의는 한국이라는 테두리를 넘어서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제공하는 반전이다. 이런 시각은 인류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행복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로 확장된다. 인간의 행복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결국, 이 책은 한국 사회의 행복 부재를 넘어,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더 나은 삶의 방식, 즉 지속 가능한 행복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행복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만 완성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이 책은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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