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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니 May 30. 2023

삶 (클럽과 독서)

클럽 죽돌이가 독서덕후 되다

우리 대부분은 한 무리가 되고 친구들과 떠들

며 술집에서 신나게 젊음을 발산하고 있는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술집에서 더 극단으로 가는 곳이 클럽인데 사실 이런 시간은 내면의 깊이가

생기지도 성장할 수도 없다 자칫 발전 없는 즐거움이 인생의 목적이 돼버리기도 한다 지나치면 독이 된다 하지만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면 그때의 초조함과 불안함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고 지금은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없고 정말 귀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시기 외로움 속에서 피어나는 고독을 못 본 체 외면했다 정신을 내면에 집중할 수 없게끔 늘 외부의 소란으로 덮었다 유독 침목이 어색했고 소란을 마실수록 목이 마르는 갈망의 악순환에 시달렸다 고독을 마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클럽을 외로움을 달래주는 도피처로 진짜 자신을 외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사실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고독한 시간은 힘을 비축하고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게 한다 고독을 즐기수 있고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것 은 대단한 능력이다


우리는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혼자서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일종의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왜냐면 살면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고 귀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늘 소음에 노출되어 있고 이런 소음에 익숙하다 하지만 몰입해서 큰 성과를 이루려고 하는 일 에는 반드시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제대로 자신과 마주해야만 앞으로 나가갈 수 있고 길을 잃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평생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오로지 자신뿐이다 자신을 사랑하면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크면 더 넓은 세상이 펼쳐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 강인한 내면을 만난다 우리는 성숙하고 매력적이며 깊이 있는 사람이 된다 어쩌면 우리가 늘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은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없어서다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도 그것을 알기에 깊이 사귀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성격과 개성을 전부 드러내지 못하고 허세 가득하고 치장된 모습만을 드러내기 좋아한다 물론 그런 모습이 남의 인정을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남의 인정은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고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고독할 때 힘을 기를 수 있다 고독한 시기에 자신을 단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필요하면 언제든 그 상태로 돌아갈 수가 있다 고독을 긍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떠한 시련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중에는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거나 독서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독서는 외로움을 달램과 동시에 마음을 단련한다 책을 내가 맘에 드는 게 아니라 책이 나를 맘에 들어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에 깊이 생각하는 것은 재능의 증거이기도 하다 헨리 밀러나 피카소 같은 예술가

들은 하루도 여자 없이 살 수 없을 같은 이미지이지만 사실은 고독과 가까운 사람이었다


클럽이 젊음의 상징이자 매력적인 남녀가 만나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과 클럽에 가면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착각이었다 고독하지 않으면 자신을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농밀한 시간을 얻을 수 없다 자유롭게 내면에 축적된 내공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 매력은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당당함과 여유로움 그리고 안정감에서 나온다


코코샤넬에게 거울 보기는 자신과의 대화를 의미했다 그녀는 철학적인 것을 좋아해서 자신을 돌아보는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내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음속 깊은데 있는 고독을 품었지만 고립되지 않았다 샤넬의 화려함과 고귀함은 고독에서 비롯되었다 클럽의 화려함 속에는 외로움이 있다 독서는 고독 속에 풍요로움이 있다 화려함과 고독은 다른 듯 닮아 있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면 독서를 통해 자기 기준을 만들고 자기 긍정의 힘을 키워야 한다 외로울 때 사람은 자신감을 잃기 쉽다 자기 긍정의 힘과 나만은 내 편이라는 생각이 어우러지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자기 자신은 자기의 평생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전우다 자기력 또한 중요하다 재능이 좀 부족하더라도 높은 자기력을 갖고 있으면 그것이 성장동력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의 철학자 후설은 의식은 항상 무언가에 대한 의식이라고 했다 의식이 흘러가는 곳에는 항상 자아와 몸이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클럽에서 나의 몸과 자아는 분리되어 있었다 몸이 갈망할수록 자아는 메말라 갔다 독서할 때는 몸과 자아가 함께했다 몸이 안도감이 생기고 고독 속에서 어떤 큰 존재와 이어져 있다는 충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키에르케고르는 고독이란 생명의 요구라고 썼다 책을 통해 우리는 고독을 마주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게 된다 책은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니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클럽의 이른 새벽은 죽은 듯이 조용하게 잠자는 시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역동성을 발휘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집에서 잠자는 사람이 제대로 숨 쉬는 사람 같고 클럽에 있는 사람은 오히려 좀비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불안감이 가끔 엄습할 때면 삶과 죽음의 대한 생각이 스치듯이 지나간다


우리가 불안해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죽음과 관련이 있다 죽음 또한 일종의 고독이다 완벽한 고독은 죽음과 마주하는 것이다 라틴어 메멘토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처럼 죽음을 받아들이면 현재의 의미가 새롭게 받아들이고 충실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적인 미덕을 갖추는 것인데 독서가 도움이 된다


클럽에는 있는 사람들의 춤사위가 가끔 외로움에 대해 발버둥 치는 모습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가벼운 관계를 즐기는 클럽에서 사랑의 무게를 아는 이가 있을까 생각할 때가 있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은 사랑할 때 가장 외롭고 고독하다 특히 사랑이 멀어질 때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잃어야 알게 되는 사랑의 무게는 풍부한 감성과 미묘한 내면의 변화들을 알아볼 수 있는 넓은 세계로 떨어뜨려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깊은 혼돈을 빠져나와 슬픔을 극복한 사람만이 갖는 상상력, 아름다움, 이해력, 포용력, 사랑을 통해 그 모든 것을 갖춘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의 독서에서 어른의 독서로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솔메이트를 찾는다는 기분으로 독서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고독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정서를 공유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같은 말이라도 자극받는 기억은 완전히 다를 것이고 각자 기억대로 생각할 것이다 우리의 의식이나 감정은 대부분 기억에 의한 반복된 데이터의 영향을 받는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멋대로 왜곡한다 입력되는 정보보다 내부에서 반복된 정보를 훨씬 리얼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인간은 고독한 존재지만 모든 인간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것은 고독을 통해 내면의 성찰과 성장을 통해 알 수 있다 독서는 성찰과 성장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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