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니 Jun 09. 2023

철학 (노자 4편)

자연주의 철학

"새옹지마, " 노자는 어떤 일이든지 그 결말이 행복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정해진 법칙이 없으니 근본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니라고 했다 곡절은 모든 생물이 전진하는 방식이란 뜻인데 하천의 흐름도, 높은 산 꼭 대가로 올라가는 길도 구불구블하다 곡절이 있어야 안전하고 평안하다 사람의 인생도 이런 맥락에서 굴곡이 있는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적게 취하면 얻게 되고, 많은 것을 탐하면 미혹된다"



모든 만물이 언제 가는 재처럼 생명을 다하고 사라지지만 그 법칙만큼은 홀로 우뚝 서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노자는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으며, 하늘은 도를 본받는다"라고 했다 이상적인 인생이란 이러한 자연의 법칙에 회귀하여 자연에 임하고 자연을 향수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채우기만 한 인생은 어쩌면 헛살은 것이다 왜냐면 진정한 삶이란 순환하는 것인데 비우지 못한 삶은 반밖에 살지 못한 삶인 것이다 세상의 변화가 항상 진행 중이기에 우리는 비우고 채우는 것을 멈추면 안 된다 순환과 변화가 이 세상의 변하지 않는 이치인 듯하다 채움과 비움의 순환 그것이 중용이다


컵의 용도는 비워야 확인할 수 있지만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이고 비우기 위해 또 채우는 것이다 너무 자주 비우면 낭비고 너무 오랫동안 비우지 않으면 컵 안의 내용물은 썩는다



노자는 다른 이가 배우지 않는 것을 배우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평생 가장 중요한 일이지 교향악단을 지휘하든 아니면 지금처럼 귤껍질을 까고 있든지 말이야" 진정 도를 체득한 이는 지금 이 순간에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종사하고 재미를 느끼며 어떻게 하면 잘할 것인지 배우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래가 없어서 불행한가요 아니면 현재 자기가 누리지 못해서 불행한가요 노자는 미래는 현재가 쌓여서 이루어지는데 시선을 미래에 고정시키되 현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생각이 자연의 변화를 가하면 문화가 되고 그렇게 이루진 세계 형태는 문명이 된다 인간은 불에 익힌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다른 동물에 비해 단백질 섭취가 훨씬 용이해졌고 골격의 변화로 넓은 공간이 생기면서 뇌발달과 혀 발달로 이어졌다 여기서 언어와 생각이 연동돼 발전한 것이기에 인간이 탁월할 수 있는 시작은 불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배움은 생각으로 시작되며 생각의 발전이 현실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삶의 방향은 곧 생각의 방향이고 가치의 충돌은 생각의 충 둘이며 제도의 변화는 생각의 변화다 생각을 추적하는 것 인간의 삶과 정체를 추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선택에 있어서 먼저 바라는 것이 정말 자신이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가치에 지배되어 그것을 바라고 요구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인간은 외부에 좌지우지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노자는 "세상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추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알면 이는 좋지 않다"라고 했다 정의된 미, 합의한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동의할 것으로 강요하게 된다 유행도 어떤 단계를 지나면 우월감을 느낀 사람과 열등감과 저항감을 느낀 사람으로 구분된다



노자는 사람들의 가장 큰 결점은 자신이 모르고 있는데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제논 "내가 아는 것이 너희들보다 많다고 하나 큰 원의 둘레가 작은 원의 둘레보다 크기 때문에 내가 접하는 무지의 영역이 너희들보다 크고 길지 않겠느냐?"



노자는 공자에게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재능을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 배움을 행하면 날마다 보태지고 도를 행하면 날마다 덜어진다 사실 노자가 말하는 무위는 수단이거나 과정 혹은 태도의 방식 일뿐이다 도달하고 싶은 것은 무불위다 노자는 현실적 성취를 매우 중시했던 철학자다 ​



광이불요 화광동진은 빛나되 눈부시지 않고 빛나되 다른 하찮은 먼지들과 조화를 이뤄 같아진다는 겁니다 이별과 사랑도 한 세트이다 너무 사랑하면 깨진다 대립면의 긴장을 유지하지 않으면 깨지고 만다



세상을 관계로 보는 것은 우리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을 말한다 개념화 이념화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알기 위해서다 유무상생의 세계관은 우리 누구나 각자의 역할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꿈이 있고 이 꿈들은 서로 맞물리며 세계를 이롭게 한다 각자의 가치관은 각자의 꿈에서 표현되기에 비교하거나 구분할 필요가 없다 꿈을 꾸는 자체와 과정이 행복하고 행복의 기준은 각자에게 있기에 다른 사람의 것을 탐하거나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의 공동적인 바람은 그저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자신을 맞추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고 사람과 사람 간의 유대관계를 더 끈끈하고 유연하게 연결하는 일이다



노자의 철학은 자연을 모티브로 한 철학이다 자연의 법칙인 천도와 인간법칙인 인도가 상응하는 철학이다 그래서 노자 철학의 매력은 자연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자연스러움은 어떻게 보면 가장 높은 경지일지도 모르겠다 자연과 우주는 수없이 많은 것들이 하나의 법칙 속에서 어우러진다




노자의 도는 우리가 아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자연스러움은 한계가 없다 더없이 높게 치닫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기 때문이다 순환하지만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진다 자연스러움은 부드럽고 유연하고 적응이 빠르기에 경쟁이 아니라 공존을 원하고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고 앞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뒤로 물러날 줄 안다 조화로움은 자연스러움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연스러움은 때를 알고 적당함을 안다 과하지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다 넘치지도 비어있지도 않는다 어디에 기울지도 않으면서 중심을 지킨다 자연스러운 사람은 강함과 유연함을 갖고 있기에 강약조절의 달인이고 진정한 승자이다 자연스러움은 평등하고 구분 없지만 도의 법칙을 따르는 일관성을 유지한다


자연스러운 사람은 자신을 알고 자신을 승화시켜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과 함께 한다 세상을 품은 자는 모든 세상의 개별적인 일은 사소하다 세상만사는 그저 세상의 이치 속에서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원동력이다 노자는 물을 도와 가장 비슷하다고 말한다



노자의 철학은 자연과 거리가 있는, 상반된 인위적인 사화에서 살고 있는 개인에게 때론 동기부여가 안 되는 단점이 있다 노자의 철학은 인간의 본성을 반하는 논리가 많다 그래서 때론 쉽게 동감하기 어렵기도 하다 현대인들은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데 여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노자의 철학은 자연에 의해 고스란히 과오를 돌려받고 있는 현대인에게 시사한 바가 크다 적어도 현시대에 사는 우리는 자연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철학 (노자 3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