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우리 가게가 판매하는 아이템인 이불보와 보자기가 어느 정도 알려지자 내가 아직 모르는 침구점에도 알리기 위해 몇 군데에 직접 전화를 하기로 결심했다.
영업전화는 시간대가 중요하다. 출근시간인 오전에는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선 분위기다. 그래서 이 시간대는 피했다. 대신 점심 먹고 조금 느슨해지는 오후에 연락을 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침구점에 직접 전화해서 정중히 인사드린 다음에 이불보나 보자기를 쓰시는지 먼저 여쭈어 보았다. 기존에 쓰시는 이불보와 보자기가 있거나, 나의 이불보와 보자기에 관심이 없는 사장님은 거절하셨다. 관심이 있거나 쓰실 의향이 있는 사장님은 제품 사진을 보내드리곤 했다. 덕분에 우리 제품을 가끔씩 사용하는 몇몇 침구점도 늘렸고, 나는 지금도 주문이 많이 오나 적게 오나 그 침구점 사장님들께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보통은 낯선 사람한테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낯선 사람들끼리는 서로 예측할 수가 없어서 경계를 하게 되고, 특히 낯가림이 심한 사람들은 낯선 환경에도 종종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낯선 사람한테 전화해서 제안하다가 거절을 당하면 뻘쭘할 것 같아서 전화를 안 하는 경우도 종종 보곤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설령 거절을 한다고 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대개 '다음에 생각 있을 때 연락 드겠습니다' 정도로 분위기 좋게 거절한다. 뻘쭘해할 것도 없다. 다음에 연락할 때 걸러도 되는 사람 한 명 발견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상대가 나의 제안을 수락하느냐지보다 애초에 내가 그 사람한테 연락하는지가 중요하다.
비록 거절당하는 한이 있어도 연락했다면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것은 그 사람의 영역이고 그 사람이 결정할 일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대신, 준비는 내 영역이다. 그 사람한테 연락하기 전에 그 사람의 질문을 예측하고, 대답을 준비하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밑져도 본전이라면 안 하는 것보다는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이 백배 천배 낫다. 그러다가 걸리게 되면 그 성취감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