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기록 남기기
#삶은 곧, 고통
“한계를 모르는 도전!” 이 말은 싸이월드 시절, 나의 프로필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고 있던 문장이다.
꽤 오랜 시간동안 프로필 소개글을 차지한 말이다.
유독 말하고 표현하기를 좋아했고 어릴적부터 꽤 고집도 세고 욕심도 많았다.
한번 하기로 마음먹은 일은 해야만 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기필코 해내고야 말았다.
그 심지가 단단하게 굳어져 지금도 매일을 혹독하게 나를 갈아 넣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 이후 완충된 나의 배터리가 다 닳아 빨간불로
변할 때까지 하루 꼬박 다 태워내는데 급급했다.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촘촘하게 쓰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 그 틀안에 나를 가두기 일쑤였다.
그렇게 혹독한 갈아 넣기가 시작된 것이다.
나를 멈추게 하는 건 고장난 내 몸의 신호가 전부였다. 3년전 시동 걸린 마음은 걷잡을 수 없었다.
건강한 몸과 마음 가꾸는 일에 하루를 살아내느라 분주했고 일생에 꼭 한번은 도전하고야 만다는 그것을 하고야 말았다. 기어이 그 혹독한 생활로 나를 밀어 넣은 것이다.
2023년, 일년 남짓 밀가루를 먹지 않고 식단 관리를 철저하게 하였다.
하루 8시간 근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며 잠자는 시간을 내어주고 헬스장으로 또다시 출근했다.
하루의 운동량을 많게는 3시간씩 할애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은밀한 이중생활은 봄에 시작하여
캐롤이 들려오는 겨울에 끝이났다. 불록하게 나와있던 아랫배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뱃가죽이 이렇게 등으로 붙을 수 있을까, 나의 쇄골이 이만큼 튀어 올라 존재를 뽐냈던가 등 매일 변화하는 몸을 살피느라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토록 원했던 군살이 사라진 몸은 가엾기도 하였고, 바지는 자꾸
흘러 내려 벨트 없이는 입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성실하게 나를 돌본 시간들에 대한 반증이었다.
유난히 뜨거운 그해 여름, 뙤약볕에서 열심히 달린 탓에 검게 그을린 몸이 마치 드라마 육남매를 연상케했다. 게다가 기계 태닝으로 몸을 덧칠했으니 생전 처음보는 탁한 황금색의 모습이었다. 맨살의 색을 본 엄마는 혀를 차며 새까맣게 태워진 까만콩 같은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역시나 중간이 없는 성격 탓에 적당히를 모르고 끝까지 내몰았다.
면역력이 완전히 무너져 사진 촬영 이후 두달은 꼬박 아팠다. 원인 모를 증세가 하나둘씩 나타나 두렵고 무서웠다. 왼쪽 턱이 붓기 시작하여 마스크를 벗거나 거울 보기가 힘들었다.
점심시간마다 택시를 타고 대학 병원으로 향하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헛웃음이 났다.
명쾌한 병명은 없었고 의료진이 권하는 건 족족 다 했다.
초음파로 구석구석 면밀히 관찰하고 CT도 찍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탓에 제대로 당한 셈이다.
그렇게 겁만 잔뜩 준 두달간의 해프닝은 사랑니를 발치하고 나서야 종결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엄마는 이 사실을 모르신다. 무조건 앞만 보고 갔던 나는 이제는 타협하는 방법을 안다.
때로는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두가지 마음이 줄다리기를 하며 더 잘 살기 위해 고민한다.
삶은 곧 고통이라고 했던가, 사는동안 내내 고통이 동반 된다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택하고 싶다.
모든면에서 조금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반대에 선 둔감한 그들보다는 더 많이 보고, 느끼고, 향유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삶은 곧 고통이라지만 손을 잡고 나아가자. 같이 걷자.
#일단 해보고, 일단 써보고
나에 대하여 더 알아보고 싶고 깊게 탐색하던 시절, 당시 코칭해주던 선생님께 받았던 질문이다.
“시간, 사람, 돈 이 세가지를 놓고 봤을 때 어떤 특정분야에 많이 쏠려 있는지 생각해보아라. 분명 중복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단어 앞에 “나의” 라는 말을 붙이면 더 이해가 쉬워진다. 요즘 가장 꽂혀있는 분야이자 관심사라고 덧붙일 수 있다. 되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특정”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돈을 쓴 건 죄다
사람이자 사랑이었다. 몸과 마음을 쓰는 일을 특히 좋아한다.
사람과 사랑 속에 오고 가는 사랑의 말을 기록하는 일이 좋다. 함께 나누는 다정한 대화들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어 놓으면 속이 편안해진다. 그 사랑의 언어가 모여 더 온기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유독 말에 집착하는 만큼 “말”이 주는 강력한 힘에 많이 흔들리는 편이다.
그러므로 상대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사람과 더 잘 지내고 싶다. 가까이 두고 싶다.
어린시절부터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며 컸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가장 무섭다고 했던가.
원하는 것에 닿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도 확신한다.
아니 그렇게 믿으며 살아간다. 결국 나를 키운 건 이 근거 없는 자신감 “일단 해보고” 정신이다.
좋고 싫음이 명확한 나는 좋아하는 분야와 싫어하는 분야가 극명하게 갈린다.
언젠가 사내 심리상담사 선생님이 “선택적 완벽주의자”라는 말을 내게 건넨 적이 있다.
그만큼 좋아하는 일에는 에너지가 발산되고 엄청난 몰입을 하기 때문이란다. “재미와 의미” 두가지 단어가 있는 곳이라면 늘 지치지 않고 몰입하였다. 반면 관심사가 아닌 분야는 스위치를 끄고 산다.
2014년 6월 서울시청 강연홀을 대관하여 강연콘서트를 주최한 적이 있다.
당시 서울 소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고 이들에게는 대외활동이라는 명목으로 나와 함께 프로젝트를 할 기회를 주었다. 각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대학생 대외활동 관련 모집글을 올렸고 스무명 남짓되는 학생들이 지원하였다.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학교“라는 부제로 마이크드림스쿨을 만들었다. 당시 강연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였고, 유명인이나 전문가만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 하는것이 아닌 평범한 일반인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하여 기획하고 콘서트를 진행하였다. 우리같이 평범한 일반인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고 싶었던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다 이야기꾼임을 증명해내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귀한 무대 경험을 주고 싶었다.
그 시간이 앞으로 살아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당시 블로그에 약간의 홍보를 하여 정말 모르는 사람들도 모여들었고, 또한 주변 지인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대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취업 특강 자리도 만들었다.
그 분야의 전문 명사를 초청하여 토크쇼를 진행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림만 그렸던 일들을 직접 시도했기 때문이다. 주말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만들어낸 선물같은 시간들.
누군가를 위해 영향력을 발휘 하는 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생경한 경험들.
나에게도 좋은 시도였다.
자꾸 시도하다보니 계속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았다.
내가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뭐든 되겠지 라는 마음이 생겨났다.
하루 24시간, 다 태워야 끝나는 하루. 나를 온전히 소진해야 비로소 꺼지는 불.
자정이 넘어가도 침대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
단순히 잠을 자는 시간이 매우 아깝기도 하였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잠은 죽어서나 실컷 자는 거라는 말이 가슴이 콕 박힌 후 내내 실천하고 살았다.
몸이 한번 망가진 신호를 보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임을 알았다. 감기만 걸려도 통째로 흔들리는 나를 보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것부터 잘 챙겨야겠다고 다짐했다.
몸과 마음이 깨어 있어야 하고 싶은 일도, 엉뚱한 상상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테니까.
자연스레 건강한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제일 중요한 것은 “잠”이라는 것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수면 시간은 8시간이라고 한다. 꼬박 채워 잘 수는 없겠지만 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실히 깨달았다. 바쁠수록 잠은 1순위에 두고 잠자는 시간 만큼은 잘 사수 해야한다고 하는데 이건 확답을 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적당히 타협하며 잠 시간을 쓸 것이다.
계획이란걸 세우지 않으면 구멍이 뚫리는 일상이지만 그 간극을 좁혀 나가야지.
여전히 노는게 제일 좋고 하고 싶은일이 많다. 대충살자의 표본 뽀로로지만 삶은 늘 아등바등거렸다.
움직이는만큼 내가 만들어졌다. 그 성실함을 잊지 않고, 눈 앞의 행복을 가장 크게 생각하며 살아가야지.
다정한 안부를 건네는 소풍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삶을 정성껏 살아가는 태도를 잊지 않고 꾹꾹 눌러 담아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결국 모든 순간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겨두는 행위들은 나를 사랑하는 일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의 깊은 속내가 아닐까.
잊혀지고 싶지 않은 마음들.
함께 나누고 싶은 애타는 마음들이 나를 계속 기록하게 한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따듯한 것이 좋다.
커피도 사람도.
*2025년 글방 수업에서 썼던 첫 번째 과제물, 2026년 과제 수행을 앞두고 다시 펼쳐본 후 기록한다.
글에 욕심이 한 가득이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탓에 양 조절에 대실패했다.
물론 실패의 기록도 나에게는 의미, 부디 이번에는 힘을 빼고 담백하게 써내려가자.
읽히는 글, 박히는 글을 지속적으로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