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대왕-엄석대지도(3)

by 이종대왕

Q


안녕하세요 이종대왕님, 저는 이제 발령난지 2년이 된 저연차 교사입니다.

올해 대학 동기의 추천으로 처음 이종대왕님의 연수를 듣게 되었었는데, 연수를 듣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의 제가 기특할 정도로 올 한 해 동안 이종대왕님 연수와 단톡방 덕분에 정말 수월하게 학급 운영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꾸준하게 단톡방 운영해주시고, 조언해주심에 무척 감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2학기에 들어오면서 남학생들 간의 교우관계에 고민되는 점이 생겨 죄송하게도 상담 카톡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연차 교사다보니 미숙한 점이 많아, 문제를 파악하는 것에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반 A라는 남학생과 관련된 일입니다. A는 1학년때부터 5학년인 지금까지 4년 동안 ‘버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버스라는 별명은 저희 반 다른 남학생 B가 지은 별명으로, 단순히 별명만 있는 게 아니라 후크송 같은 별명에 관련된 노래도 퍼져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이들이 ‘버스’라는 단어를 일부러 수업시간에 말하기도 하고, ‘버스’라는 단어가 나오면 반 전체가 웃기도 하는 식으로 별명이 아주 공고화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1학기 초에 5학년 전반적인 학생들이 해당 노래나 별명을 너무 시도때도 없이 수업시간, 쉬는시간, 방과후 운동장에서 쩌렁쩌렁하게 부르곤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남피라고 지도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별명이나 누군가를 놀리는 노래 자체가 남피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전반적으로 금지를 할까도 고민했었는데,.. A도 자기의 별명을 아바타 캐릭터 이름으로 짓기도 하고, 또 재밌게 받아주기도 하는 모습에 아 이게 남피가 아닌가? 내가 너무 선이 높은가?하는 생각에 ‘공적인 자리나 수업시간에 하지 않고, 외부에서 고래고래 부르지 말라’는 선에서만 지도를 했습니다.


(지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했나 생각이 듭니다. 변명을 좀 하자면, 제가 남자아이들 생태계를 잘몰라서, 남학생들은 서로 몸싸움도 좀 하고 그런 게 기본이라고 선을 내리라고 하셨던 말씀대로 아 남자애들은 좀 장난치면서 놀지하는 생각에 선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A를 불러서 한 번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자기는 괜찮다고 해서 아 그러면 전체 금지를 내리는 건 너무 과도한 것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ㅜㅜ)


다행히 이종대왕님 덕분에 저희 반도 주도권이 잘 잡혀 있는 편이라서, 학생들이 제가 있는 공간이나 공적인 자리, 운동장 같은 곳에서는 확실히 1학기에 그런 행동을 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2학기 들어서 나타났습니다. A가 2학기 저희 반 회장으로 당선이 된 이후부터 그런 행동이 다시 심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A는 비교적 서열이 높은 좀 활발한 친구들(B 포함)이랑 잘 지내던 친구입니다. 그런데 회장 선거 이후 서열이 높았던 무리에서 A가 좀 많이 심하게 다굴(ㅜㅜ무슨 표현이 정확할지 모르겠어서 죄송합니다) 당하고 있습니다. A가 뭐만 하면 역시 ‘버스’는 그렇지 뭐, 라든지 그냥 A가 입만 열어도 ‘버스’하면서 소리를 쳐서 입막음을 한다던지, 수업 시간에도 노래만 대놓고 안 불렀지 계속해서 A만 은근히 조롱합니다. 또 A가 공약으로 공깃돌 수리소 같은 걸 운영하였었는데, 일부러 공깃돌을 대놓고 부숴서 던진다거나, A가 빌려주는 학용품을 부수는 행동도 합니다. (공깃돌 수리소는 이후 정리하게 하였습니다.) 오늘은 A가 독감 때문에 오지 않았는데 A가 없는 상황임에도 B가 계속 그 무리에게 A가 게이라느니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는 등 뭔가 1학기와 비교했을 때 악의가 아주 많이 느껴지는 행동을 합니다. 원래는 B만 거의 그런 행동을 했는데, 2학기 들어서는 다른 남학생들도 조롱하는 것에 합세하기 시작했습니다.


은따나 왕따는 무조건 컷해야 한다는 이종대왕님 말씀에 따라서 그런 발언을 할 때 대놓고 혼도 내고, 산책 지도도 하고, 전반적으로 몇 번 이야기도 하였는데 보아 하니 이 아이들이 제 앞에서는 자제를 하지만, 전담시간에는 여전히 노래도 엄청 크게 (수업 진행 안 될 정도로) 부르고, 제가 없을 때면 또 농담이랍시고 은근히 A 욕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쉬는시간, 수업시간중 모둠활동할 때 간혹 A에 대한 조롱이 들리기도 합니다. A가 몇 번 유쾌하게 받아주기는 했지만, 요즘 들어서 제가 봤을 때 아이들이 행동이 학교폭력 수준으로 심해서 A의 마음이 걱정됩니다. A가 친했던 그 무리랑 눈에 띄게 같이 안 다니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A는 그 무리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A를 개인적으로 불러서 요즘 어떻냐, 아이들이 하는 행동 때문에 상처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되어 불렀다, 너는 지난번에 지도를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괜찮다고는 했지만 요즘 좀 아이들의 행동이 네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선생님은 걱정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였습니다. 하지만 A는 저한테 괜찮다고만 합니다. 지도가 필요하냐고 물어도 자기는 상관 없다 재밌다 라는 식으로 대답을 하는데, 평소에 A가 그런 걸 당할 때 종종 눈물이 고이는 모습도 보이고 속이 상해서 혼자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도 많이 보았어서... 뭔가 저한테만 괜찮다고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ㅜㅜ 이대로 계속 두다가는 뭔가 큰 사건이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늘 B의 게이 발언 이후에 B와 산책지도를 하면서 B의 A에 대한 감정을 들었는데, 뭔가 A에 대한 질투가 심한 것 같았습니다. (전담 선생님께서도 B가 A에 대한 질투가 엄청 심해서 계속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하셨고, 최근에는 회장선거에서 A한테 한표 차이로 떨어졌던 C도 전담시간에 합세한다고 하더라고요. 나머지 남학생들은 조롱을 먼저 하는 건아니지만, 와르르 함께 웃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하는 식입니다. 제가 봐도 약간 서열 다툼을 하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산책지도도 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멘트도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학급 분위기 자체가 A를 계속해서 몰아가는 식으로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문제는 A가 지도를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속 괜찮다고 하니까, 제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걸까봐 아이들한테 정말 따끔하게 대놓고 객체를 밝히면서 말한적은 없습니다. (뒷담화 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은 알려주신대로 모두 했습니다.)


원래는 다른 선생님들께 조언을 받아서, A가 결석한 김에 아침멘트로 전체적인 따끔한 멘트를 하려고 했습니다. A에 대한 행동이 잘못됐음을, 매우 선을 넘고 있고 걱정되는 행동이라는 식으로 대놓고 저격을 할 생각이었는데요, 이게 지금 제가 너무 A를 많이 걱정해서 잘못 학급을 끌고 가는 것일지 문득 걱정이 됩니다... 또 화수목은 그냥 금요일처럼 보내라는 이종대왕님 말씀을 보고 A가 돌아오는 다다음주 월요일에 해야하나, 아니면 이런 말은 아예 안하는 게 좋은지, 남학생들간에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인데 오바하는 것인지 고민이 듭니다. 정말 긴글이어서 읽기 힘드셨을테지만, 고견 여쭙고 싶습니다.



A


1. A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종종 집단타박당하는 상황이 힘들때도 있지만 자주는 아닌 가끔이니 참을만하고 만약 선생님이 B무리를 혼내면 자칫 그들과 사이가 멀어질까 걱정되니 괜찮다고 말하는걸로 보입니다.


2. B가 서열이 젤 높아보이는데 B따로 불러서

선생님은 1학기때부터 너 잘하고있다생각한다 친구들도 널 많이 따르고 선생님도 널 많이 믿고있다

근데 요즘 애들이 A에게 하는 행동이 도를 지나친다 일대일로 그러는건 친구사이같아보이나 한명을 다수가 조롱이나 공격하는건 명백한 폭력이다 괜찮다괜찮다 말해도 그건 친구잃을까봐 하는말이지 진심아니다

B 너라면 올바르게판단할거라본다 그런상황이면 다른애들한테 그만하자고 말할수있어야한다 너말이면 애들도 들을것이고 선생님은 그상황에서 너희 혼내기싫다 그만큼 믿고있기때문이고 알아서 스탑할수있어야한다 할수있겠니? (신뢰확인하고 약속일단받아놓으세요)그런상황이오면 선생님이 너 쳐다보거나 이름부르는식으로 신호주겠다 그뜻은 너무 심하단뜻이니 그만막아달란뜻이다


위 대화를 두번째서열인 애한테도 하시고

앞으로 그상황이 너무 심해보일땐 둘 이름부르거나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세요


주도권이 잡혀있다고말씀하셨으니 이정도만하시고

연휴지나고 혹시 더 심해지면

A괴롭히지마 가 아니라

버스를 금지시켜버리세요

사유는 a괴롭힘이 아니라 수업 방해-교권침해관점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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