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왕 지도사례-월밀금당(1)

by 이종대왕

제가 왜 잊지 않고 '월밀금당'을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월밀금당을 깨닫기 전인 몇 해전

제가 연수에서도 언급한 실내화 가방을 교장쌤에게 던진 3학년 금쪽이를 맡았던 해입니다.

이 애는 한 마디만 지적을 하면 1시간 내내 소리내어 흐느껴 울며

미동 없이 바위처럼 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입니다.

(이 애를 가르치며 산책지도란 것을 처음 시행하게 되었죠)


엄마는 상담교사인데 역시 진상축의 민원인이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학교에서 모두가 꺼려하는 학생인데 전입오자마자 이 반을 제가 맡게 된 것이죠.


그나마 월요일은 주말지나고 오기에 조금 웅크린 마음,

그리고 주말 동안 아빠랑 잘 놀았는지 컨디션이 괜찮아 별 말을 안했습니다.

근데 금요일로 가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며 온갖 학생과 문제가 생기고

역시 조금만 지적해도 바위처럼 변하기 일쑤였습니다.


점점 인내심이 바닥이 나던 금요일, 저는 이 애가 2시간 동안 소리내며 울며 수업을 방해하던 때

참지못하고 화를 버럭 내며 온갖 말을 쏟아낸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금요일 저녁은 저에겐 지옥과 같았습니다.

분명 상담교사 엄마에게 연락이 올것이다.

연락이 안온다면 교장쌤이나 신문고에 바로 연락했겠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홀로 놓이며 불안감에 하루종일 학교스쿨톡을 새로고침하며

혹시나 메시지가 떴나 확인했던 것 같습니다.

그 기운은 토요일과 일요일로 갈 수록 더 심해지더라구요.

유튜브에 중소기업 브이로그, 택배상하차 알바, 개인택시, 자영업 등의 영상만 찾아봤던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했고 말도 못걸게 했었죠.

그만큼 우울함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론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고 월요일엔 똑같은 일상이었습니다.

생명이 연장되는 느낌이었죠. 아무런 고민이 없는 일상의 소중함을 단단히 느낀 계기였습니다.


그때 이후 전략이 좀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이 애가 얌전한 월요일에 뎃고 다니며 산책지도를 하기 시작했으며

금요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애를 지적하지 않고 화내지 않으려 애를 썼던 것이며

혹시나 이를 까먹을까봐 핸드폰 달력에도 금요일에 화내지 않자를 적어놓았었습니다.


금요일에 화낼 수 있고 그런다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열에 한번 어느 날 억눌렸던 화가 폭발하며 주말 내내 불안감과 찝찝함에 시달릴 수 있기에

금요일에 화내지말자를 아침부터 인지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그러니 선생님!오늘은 절대 화내지마세요~!

열받는 사례들은 모았다가 월요일에 언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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