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남자 이기적인 여자
가는길에 한송이 꽃이 있었다.
그 향이 깊고 짙어 손을 빌어 꽃을 탐했다.
이윽고 그 꽃을 취해 손안에 두고보니
곧 말라 죽어 버렸다.
이듬해
그 꽃을 잊지 못해 다시 길을 나섰다.
혹여 말라죽을까 땅을 들어 내 곁에 묻었다.
다시한번 얻었고 곁에 두리라 마음채워 내었다.
내 시간을 할애하고 내 정성을 들여 물을 기르고
토양을 비옥하게 퇴비도 주었다.
꽃은 살던 터와는 다른 환경에
취할듯한 그 향은 그만 퇴색되어 제 모습을 잃었다.
달라짐을 노여워해 이를 분개하여
그 꽃을 비틀어 길에 내동댕이 쳐대고 다시는
꽃에 마음주지 않겠노라 일갈하였다.
수년 뒤.
길가던 앞에 기억에 남던 그 향을 맡았다.
내동댕이친 그 길목 한켠 멀지않은 곳에
꽃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서려다 멈칫한 발걸음..
꽤 많은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하였다.
다시 이듬해
꽃의 곁에 나의 집을 지어내어
발치 끝에서 그 꽃을 가만히 지켜내었다.
언제고 겨울지나 봄이 도래할때
꽃을 또 볼 수 있겠지 하며
향을 기억하고 모양을 추억하다
꽃이 오면 기뻐하며 맞이 하였고
다시 한해 또 한해
그 꽃의 곁에
그렇게
꽃과 함께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