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최종 승인권자는 누구인가?

by 마이스타일

대부분의 회사에는 위임전결 규정이 있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사장님이 다 확인하고 승인할 수 없다. 그래서 원래는 사장의 권한이지만, 효율성을 위해 하급자가 대신 결정하고 승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1,000만 원 이상 구매 건은 사장이 결재하지만, 100만 원 미만의 구매 건은 팀장이 전결하는 방식이다.


내부 감사 업무에서 위임전결 규정은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규정이다. 내부 감사 시 검토하는 1순위가 바로 위임전결 규정의 준수 여부다. 내부 감사를 수행하면서 수많은 위임전결 규정 준수 여부를 검토하다 보면, '내 인생의 위임전결 규정은 뭘까?'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나는 얼마까지 아내의 결재 없이 내가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지? 어떤 일까지 아내의 합의 없이 진행할 수 있지? 부부가 된 이상 과연 나의 단독 결재 사항이 있을 수 있을까? 시시콜콜한 일까지 같이 공유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있고, 인생의 반려자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아내의 전결을 받은 일 중에 내부감사사 자격증 취득이 있다. 학원을 다녀야 했는데, 주말을 이용해야 했다. 직장인에게는 황금 같은 주말 시간에 육아를 뒤로하고 나 혼자 공부를 하러 학원을 다닌다는 게 나에게나 아내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는 흔쾌히 승인을 해 주었고 응원해 주었다. 나이, 비용, 시간을 고려할 때 한 번쯤 고민을 해 볼 법도 한데, 한치의 고민도 없이 나의 발전 가능성을 믿어 주었다.

내 인생의 중요한 결재선에는 항상 아내가 있다.


위임전결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어렵더라도 두렵더라도 반드시 내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다. 어릴 때는 모든 일을 부모님이나 어른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심지어 군것질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점점 나이 들고 성인이 되면 꿈, 대학, 직업, 거주지부터 결혼 여부, 배우자, 자녀 출산 여부까지 나의 위임전결 권한이 커지게 된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나의 권한의 크기가 다를 수 있지만, 최종 승인자는 본인이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의 사람들도 나의 인생에 조언하는 것을 삼가게 된다. 한 개인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보니 각자의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혹여나 나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원망이 두려워서이기도 하다.


권한이 커지는 만큼 내가 져야 하는 책임도 커지게 된다. 그래서 선택의 폭은 넓어지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고, 두려움이 앞선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부모님, 친구, 타인에게 위임할 것인가?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고 한다.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 말이다.


인생은 기회비용의 연속이다. 하나를 선택했을 때 다른 하나의 기회를 잃는 것이다.


그래도 주저하지 말고 열심히 선택하고 승인하자.


왜냐하면 선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택 이후의 행동이 더 중요하니까.
작가의 이전글무궁화 꽃이 10번 피면 생기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