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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불어 사는 사회 Mar 13. 2022

<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한 동화같은 소설 - 차인표

배우로만 알고 있었던 차인표씨가 장편 소설을 출간하였다.

제목은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씨의 첫 출간 작품인줄 알았는데, 

이미 2009년 발간되었던 「잘가요 언덕」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한다.


찾아보니 2011년에도 <오늘 예보>라는 소설을 쓰셨다고 나온다. 


배우로 활동하며 입양도 하시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소설까지 쓰시다니...


왠지 신선하게 다가왔다.           



난 연예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제일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단연 차인표씨다.


차인표하면 바른 생활 사나이, 참 올곧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예전에 차인표, 이휘재, 감우성, 구본승이 같이 군생활 할 때 

나는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생활을 했었다. 


그때 그들의 인기가 군대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참 대단했었다.  


다들 인기가 많은 상태에서 입대를 해서 그런지 

군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졌었다.


방송사에서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신고합니다>라는 병영 드라마를 만들었고, 

군인들도 보게 할 만큼 매우 인기가 많았다. 


난 그들과 동시대에 군생활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뿌듯했다.      




단순히 연예인 중 한 명으로 차인표를 알고 있었지만, 

차인표에 대한 호감이 생긴 것은 제대 후였다. 


이휘재까지 모두 제대한 어느 날, 

이휘재가 차인표에 대해 방송에서 전했던 일화가 있다. 


이들이 군대에 있을 때 어느 날 행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와서 이휘재한테 싸인을 해달라고 했단다. 


이휘재가 바쁘다고 거절을 하자, 

선임이었던 차인표가 이를 보고 한마디 하였다. 


“야 휘재야, 얼른 가서 싸인 다 해줘라.”


결국 이휘재는 싸인을 원하는 사람들한테 싸인을 다 해주었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듣고 난 차인표가 '참 좋은 분이구나.'란 생각이 제일 처음 들었다.   



   

그 후 구본승이 또 한 방송에서 차인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군대있을 때 차인표의 별명이 ‘차장군’이었단다.

모든 일처리와 행동을 너무나 FM대로, 정확하게 해서 붙은 별명이란다.


간부들은 다들 “차인표 만큼만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군생활을 열심히, 모범적으로 했나 보다. 


심지어 제대 후 예비군 훈련을 받을 때도 

차인표는 정말 열성을 다해서 받았다고 한다.


나도 예비군 훈련은 설렁설렁 임했던 기억이 있는데, 

차인표는 역시 ‘바른 생활 사나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차인표씨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 장면은 

방송(힐링캠프)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해주셨을 때다. 


나는 학생들과 상담 시 필요한 경우 이 이야기를 빗대어 들려주곤 한다.

<NLP 심리치료 및 상담>에도 인용한 내용이지만, 다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2005년 무렵 컴패션을 통해 아이들을 돕고 있던 부인 신애라씨를 대신해 인도에 가게 되었다. 


신애라는 컴패션 담당자들과 가난한 아이들을 만나러 인도 빈민촌에 갈 계획을 세웠지만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되었다.      


신애라는 남편인 차인표에게 ‘제발 대신 한번만 가달라’고 설득하여, 하는 수 없이 남편인 그가 인도로 향하게 되었다.     


차인표는 ‘등 떠밀려 갔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다. 촬영하러 가는 거다. 한국 사람이 인도가서 사진 찍는 게 무슨 봉사냐 촬영이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비행기 탈 때도 비즈니스 클래스 표를 달라고 했다. 


다른 자원 봉사자들은 자기 돈으로 비행기를 타는데 제일 가난한 나라에 어린이들을 만나러 가면서 그런 요구를 했으니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또 받은 비즈니스 클래스 표를 본인의 마일리지로 퍼스트 클래스(일등석)로 업그레이드 했다며 부끄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가는 것을 탐탁지 않았던 차인표는 불만어린 모습으로 할 수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이어 선글래스를 끼고, 동행하는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않은 채 비행기를 타고 갔다고 당시의 자신의 불만어린 모습을 회상했다. 같이 간 사람들이 무서워서 그에게 말도 못 걸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빈민촌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컴패션 대표가 ‘지금 만나러 가는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만나면 꼭 사랑한다는 말을 해달라. 그 말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5시간의 험난한 여정 끝에 인도 빈민촌 아이들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 냄새나고 더러운 차림의 아이들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제일 앞줄 첫 번째 서있던 7살 된 남자아이가 차인표를 보더니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차인표는 “그 아이 손을 딱 잡는 순간, 마음속의 목소리가 폭포수처럼 들리더라. 손을 잡는 순간 '내가 정말 너를 사랑한다. 너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다.”하는 마음 속 목소리가 들려 왔다고 말했다.      


“손을 잡고 나서 내 삶과 가치관이 다 변했습니다. 

예전에 중요한 것들이 하나도 안 중요해졌습니다. 

그 아이가 제게 반대로 (사랑의 마음을) 줬던 것이죠.”     

 

그는 단지 손을 잡은 것 뿐인데,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 바뀌었다고 당시의 잊을 수 없던 순간을 회상했다.          




나는 이 일화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평소에 가졌던 호감이 이 일화를 통해 더 좋아하게 되었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일제시대 백두산 기슭의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1931년 가을, 호랑이 마을에서 

호랑이 사냥꾼 용이와 마을 촌장 댁 손녀 순이가 처음 만난다. 


엄마와 동생을 백호에게 잃고 

복수를 목적으로 호랑이 마을에 온 용이에게 

순이는 엄마별을 찾게 해주고 싶어 한다.      


엄마별은 사람이 띄우는게 아니라,
원래부터 떠 있는 거래.
엄마별은 찾으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의 밤하늘에 떠오른대.
찾으려는 사람한테는 반드시 떠오르고, 한번 떠오르면 영원히 지지 않는대.
잠시 보이지 않을 뿐, 늘 그 자리에 있는 거래. (본문 중에서).  


그러다 일본인 중좌가 호랑이 마을에 들어오고, 

순이는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다. 


순이가 일본군에 끌려간 후 호랑이 마을에 나타난 용이!


촌장님 앞에서 순이를 찾아오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홀로 일본군과의 전쟁을 준비한다.      


과연 용이와 순이는 일본군의 추격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용이와 순이는 다시 나란히 앉아 엄마별을 바라볼 수 있을까?     


이 책을 펴낸 출판사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자신을 대변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었다.’는 차인표 작가님의 작은 바램에서 시작된 책입니다.

일제 강점기, 어렵고 힘든 시절을 맨 몸으로 버텨 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보면서 이런 이야기들이 일제 강점기만의 일이 아니라 현재도 되풀이되고 있는 인류의 아픔이자 비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인표 작가는 어느 날 뉴스에 나온 훈 할머니를 보고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강제 징용되어 캄보디아로 끌려갔다가 한국을 찾은 훈 할머니.     

 

그분이 일본군에 끌려가지 않고 이 땅에 사셨으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을 사셨을까.     


처음에는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려 죄를 묻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할머니들이 그들을 용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역시 차인표 작가님다운 생각이다.      


진정한 사과용서, 그리고 화해...      


위안부 할머님들이 이제 열 두 분 밖에 안계시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일본의 사과를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제는 그들을 마음 속에서 ‘용서’하실 수 있기를 바래본다.


아픈 역사를 잊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놓아버릴 수 있기를...     



용서는 나를 위해 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해코지한 사람이 이뻐서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고,
내 몸과 마음이 편하고 자유롭기 위해서
그를 용서하기로 결심하는 것입니다.
용서가 없으면 그를 내 안에다 장기 투숙시키게 됩니다.
- 혜민스님 -          


분노는 당신을 더 하찮게 만드는 반면,
용서는 당신을 예전보다 뛰어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 셰리 카터 스콧 -        

약자는 결코 용서를 베풀 수 없다.
용서는 강자만이 할 수 있는 속성이다.
- 마하트마 간디 -       


아름다운 작품을 내주신 차인표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 차인표씨가 올 여름에는 <찔레>(가제)를 출간하신다고 합니다.

<오늘 예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처럼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 위로를 전해주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작가님으로서의 차인표씨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창작물이 나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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