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취업을 위한 전제조건
해마다 1월이 되면 마음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바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우리 학생들 때문이지요.
“우리 아이가 갈 데가 있을까요?”
“......”
갈 데는 바로 취업처를 의미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졸업하고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같습니다.
정규직으로의 취업은 아주 정말 어려운 실정이며, 대부분은 장애인 복지관이나 센터의 한시적 일자리 또는 공공기관의 장애인 일자리로 취업을 합니다.
이런 곳은 대부분 유료이고 근무 연한이 정해져 있어서 오래 다니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아주 운 좋게 정규직으로 들어가도 업무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직을 못하더라도 전공과로 진학이라도 하면 좋은데, 그것도 쉽지 않아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공과로의 진학은 우리 학생들에게 기본권을 보장해주는 것과 같은데, 이마저도 매우 어려운 현실입니다.
저는 여기서 취업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전공과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4조를 보면 특수교육기관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진로 및 직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수업연한 1년 이상의 전공과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전공과가 설치된 대부분의 학교는 2년 과정의 전공과를 운영하고 있지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였지만 사회적 자립능력이 부족한 특수교육대상자는 여전히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이들의 자립을 돕고, 직업능력을 향상시키며 사회적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 학부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녀의 전공과 진학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국에 전공과가 설치된 학교가 많이 부족하여 자녀를 전공과로 진학시키고 싶어도 높은 경쟁률에 떨어지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9년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 7,727명 중 약 50%만이 대학 및 전공과로 진학했고, 나머지 10%는 취업했으며 40% 정도가 취업도 하지 못하고 진학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177개의 특수학교 중 147개 특수학교에 전공과 641학급이 설치된 반면, 일반학교에 전공과가 설치된 경우는 겨우 18개 학교 33학급에 불과했습니다.
실례로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안양·과천·군포·의왕시에 전공과가 설치된 학교는 해솔학교(특수학교), 군포e비즈니스고, 안양공고밖에 없습니다다.
올해 의왕정음학교가 생기니 한 군데 더 늘어나지요.
하지만 이들은 모두 특수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이며,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전공과가 있는 경우는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졸업자 중 전공과로 진학하고자 하는 수많은 학생들 중 일부만이 전공과로 진학하고 나머지는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실정이지요.
전공과에 떨어진 학생 중 일부는 장애인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에 취업합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은 이용료가 발생하는 데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한시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학교 전공과는 무상교육입니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업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공과를 지원하는 장애학생들이 많지만 전공과가 설치된 학교가 부족해 들어가기가 매우 힘든 현실입니다.
특수학교에 처음 전공과가 설치된 지 20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고등학교를 졸업한 장애학생들을 받아줄 곳이 많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갈 데 없는 학생들이 많은 현실에서 전공과 설치학교가 늘어난다면 최대 2년간 전문적인 기술을 익힐 수 있어 우리 학생들의 취업 교육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현재는 특수학교 및 특성화고 중심으로 전공과가 설치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전공과 설치를 대폭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당국은 학교에서 전공과 설치를 요청해오기 전에 먼저 선제적으로 전공과 설치를 의무적으로 하여야 합니다.
일반계 고등학교 같은 경우 대학 진학이 목적인 비장애학생 중심이고, 또한 없어도 그만인 전공과 설치를 먼저 교육청에 요청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청은 먼저 학교에서 요청이 들어올 때까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장애학생 교육권 및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일반계고에도 전공과 설치를 선제적으로 해야 합니다.
교육당국은 장애학생의 취업 및 진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공과 설치학교를 대폭 늘리고 학급을 더욱 증설해야 합니다.
덧붙여 전공과를 2년 과정이 아닌 평생교육기관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합니다.
2년 가지고 취업교육을 더 했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생색내기에 불과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장애인이 자립생활 능력을 기르고 사회성을 증진하며 안정적인 취업교육을 받을 수 있게, 교육당국은 전공과를 평생교육기관으로 과감히 전환시켜야 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졸업 시즌이 학부모님께 희망의 계절로 다가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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