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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lust순정 Feb 01. 2021

유명해진다는 것...

커가는 아이

작년 한 해 학교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이삭이가 펜 드로잉보다는 칼라를 쓰며 fine art에 관심을 가지길래 작업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이이는 아크릴. 오일파스텔. 마카. 사인펜. 수채물감. 목탄. 콘테. 유화물감 등 다양한 재료들을 스스로 탐색했다.

색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며 500ml 물감들을 쏟아붓고 칠하고 뿌리고...

아이는 매일매일 작업실을 나오며 표정이 어두웠다

자신의 이야기들을 시원히 쏟아 놓고 싶은데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이삭과 함께 작업실에 머무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재료의 사용법을 알려 주기도 하고 아이의 생각과 고민들을 함께 들어주며 이야기도 하고 같이 음악을 들으며 따라 부르기도 하고...엄마가 같이 있는게 불편 하지 않는냐 물으니 그렇지 않다고 하여서 고마웠다.

남편 공방에 오신 손님들이 이삭을 보면 꼭 한 마디씩 하는 말이 있다

“야 우리 이삭이 더 유명해지기 전에 사인 하나 받아놔야겠다”


유명해진다는 기준은 뭘까?

그 유명해 짐은 무언가?


난 요즘 이삭에게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려준다

“이삭아 사람이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렇기에 내것은 없는 거야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잠시 사는 동안 빌려 쓰는 거야 그래서 특히 환경보전에 더 애쓰고 신경 써야 해

돈 돈 돈 돈을 위해 살지마 그 돈으로 피폐해져서는 절대 안 돼 마음이 풍성하고 너가 하고픈 작업을 하며 자유로이 살아 인간은 함께 있어 외로움을 느낄 수 없어도 원래 고독한 존재야 그 고독감은 누가 채워 주지 않아 그냥 물이 흐르듯 사는거야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따라 살아가는거야”

한 살을 더 먹고 18실이 된 이삭이는 인스타 그램에 꾸준히 자신의 취미 생활인 패션 일러스트 작업을 하며 작업실에 앉아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며 자기의 작업을 매일 한다.


옆에서 보며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 줄까 저렇게 해 줄까 부모로서 마음에 안달이 나지만 꾹 눌러 내리며

아이가 지금 그 고민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스스로 그 길을 찾고 그 길을 열고 그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유명해진다는 것...

그 얼마나 연기와 같이 부질없는 것인가....

나는 우리 이삭이가 이삭이기만을 바란다.


“이삭아

엄마는 너를 위해 늘 기도해

너의 그림도 너의 모든 작업도 너의 생각도

자유로운 이삭이가 되길...”


우리 아들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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