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개떡과 엄마

중년의 추억을 아시나요?

by illust순정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실때면

엄마가 좋아하시는 쑥개떡을 많이 해오셨다

엄마는 쑥개떡을 참 좋아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 쌉싸름한 맛과 강한 숙향이 싫고 맛없는데 외할머니는 자꾸 내게 권하셨고

외할머니 힘들게 해오셨는데

깨작이며 먹는다고 엄마는 나무라셨다

입이 앞산 만큼 나와 투덜거리면

외할머니는 나를 다독이시며 다음에는 우리 손녀 좋아하는것을 해오시마 하셨다


얼마전 작은 모임에

지인분이 쑥개떡을 해왔다며 접시에 내놓았다

쑥개떡 하나 집어 한입 베어 물었다

입안가득 쑥향이 퍼졌다

그 쌉싸름한 맛속에 숨겨진 담백함이

참 맛났다

한입씩 씹어 삼키는데

괜시리 콧끝이 찡하며

눈물이 울컥 날듯했다


남도 끝 바닷가 마을에서

버스를 몇번씩 갈아타고

보따리, 보따리들을 챙겨

서울딸을 보러오셨던 외할머니

이제 엄마가 그때의 외할머니보다

나이가 많으시다

내가 그때의 엄마보다 나이가 많다


외할머니가 좋아하셨던

엄마가 좋아하셨던

쑥개떡을

이제 내가 좋아하게 될것같다


떨어져있는 엄마를 내가 그리워하듯

우리 엄마도 멀리 하늘의 별이된

엄마를 그리워하시겠지

쑥개떡 하나에

그리움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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