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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lust순정 Jul 07. 2016

정신머리는 안드로메다행이 아니었어

나는 나를 사랑해

강릉 12시 약속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다

삼척에 가다가  돌아올때 기름을 넣어야 할듯해

가는길 몇십원 싼 주유소에 들어갔다

내차는 SUV지만 휘발유차이다

하지만 주유소에 들어서면 주유윈들이 서서 멈추게 하는 선은 늘 경유다

내가 휘발유앞에 서면 내차 엉덩이를 탕탕치며 뒤로 빼라 신호한다

그래서 주유소에 들어서면서  창문 먼저 열고

큰소리로 휘발유차예요를 외친다

오늘도 변함없이 한바탕 외치고


"얼마넣어드릴까요?"

"5만원이요"

그리고 카드를 꺼내려 가방을 여는데 지갑이 없다

오늘  집을 나오며 집을 몇번이나 들락날락했다

시장가방을 안챙겨와서

음식물쓰레기를 안들고 나와서

장마철인데 우산을 안가져나와서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오늘 가방을 바꾸어 메며 지갑을 안챙겨 넣은것이다


"잠시만요 멈춰주세요

카드가 없어요"를 외쳤다


주유는 칠천원이 조금 넘게 들어갔다

핸드폰케이스에 비상으로 넣어둔 몇천원과 차안에 굴러다니는 동전을 모아서 주유비를 지불했다

핸드폰케이스를 뒤지니 우체국 체크카드가 있었다

돈이 얼마들어 있지 않은ᆞᆞ

강릉 약속시간은 다가오고ᆞᆞ

60킬로를 다시 돌아갔다 올수도 없는 일이었다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교회 친구에게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번 더하니 지금 중요한 평가중이라며 문자를 달란다ㅠㅠ

상황을 설명하고 우체국 계좌를 찍었다

친구는 내가 부탁한 돈보다 더 많이 보내주었다

덕분에 강릉에서의 일들을 잘보고 돌아 올수 있었다


나는 나를  자책했다

나는 나에게 짜증이나고 화가났다

이 놈의 정신머리ᆞᆞ이놈의 정신머리가 집을 나간거야

이놈의 정신머리는 또 안드로메다야


그때 내속에서 말을한다

정신머리가 집을 나간게 아니라 쇠한거야

너와 함께한 그 세월속 내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기위해 얼마나 노력한지 알아

그 긴시간 나한테 기억시키고 입력시킨 것이 얼마나 많은지 넌 상상도 못할꺼야

나도 이제 몸이 늙듯  정신도 늙고 쇠한거야

깜박깜박 그건 나이야

그게 세월이고

지금의 삶이야

지금의 너라구

그렇니 자책하지도 속상해하지도 말고

그냥 허허 웃으면 나를 편하게 보듬어 주면 안되겠니?


그래

그렇구나

그랬구나

미안해ᆞ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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