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고 작년부터 나와 같은 반이었던 성찬(가명)이가 나에게 와서 질문을 했다. 아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배움과 성장의 즐거움을 얘기하면서, '고통스러운데 즐겁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뜻이 잘 이해가 안 되나 보다.
"흠... 성찬이 네가 좋아하는 농구로 예를 들어볼게. 네가 친구들이랑 농구 경기를 벌써 3쿼터 이상이나 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동안 코트를 왔다갔다 하면서 공수 전환도 수십 번 했다고 치자. 그때 네 상태는 어떨 거 같아?"
"음... 되게 힘들 거 같아요.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고, 고통스러울 거 같은데요?"
"그럼 힘드니깐 바로 경기를 그만둬야겠네?"
"아니요! 계속 해야죠. 농구는 재미있으니깐요. 힘들어도 재미있잖아요! 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게 무슨 말인지 약간 감이 와요."
"오~ 좋아. 이해력이 빠르군 ㅎㅎ 여기서 좀 더 확장을 해볼게. 그날 농구 게임에서 이기든 지든 상관 없이 너는 농구를 계속 할 거야. 왜냐? 재미있으니깐. 그냥 농구를 하는 자체만으로도 좋으니깐.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농구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욕구도 생길 거야. 경기 때 좀 더 재미있게 플레이하기 위해서, 혼자서 드리블, 슛 연습을 하겠지. 지금의 너처럼 말이야. 네가 매일 꾸준히 드리블, 슛 연습을 했는데, 어느날 농구 경기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실력이 확 늘었다고 칭찬 받으면 어때?"
"기분이 좋아요. 제가 뭔가 레벨업 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게 바로 성장의 즐거움이야!"
"아...."
"이번에는 농구 말고 다른 것을 예로 들어볼까? 혹시 수학 문제 1문제를 가지고 30분 이상 끙끙 대다가 풀어본 경험이 있니?"
"어, 있어요!"
"그때 기분이 어때?"
"뭔가 해냈다는 쾌감? 이 문제를 제가 이겼다는 느낌? 레벨업 했다는 느낌?"
"맞아. 그것도 고통스러운데 즐거운 경우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성찬아, 선생님은 네가 농구를 하는 것처럼 인생을 즐겼으면 좋겠어. 어차피 인생은 힘들어.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지. 마치 농구 경기를 뛰면 어쩔 수 없이 숨이 차는 것처럼 말이야. 그치만 네가 지금 농구를 대하는 것처럼 삶을 살면서 고통의 과정들을 즐긴다면 네 인생이 어떻게 변할까? 그리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그 고통을 이겨내고 성장까지 한다면 네 인생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선생님은 네가 성장의 기쁨을 느끼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선생님 말 무슨 말인지 잘 알겠니?"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 네!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거의 다 이해가 되요. 뭔가 감이 왔어요! ㅎㅎ 선생님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실 밖을 나서는 성찬이의 얼굴이 밝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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