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실남 Dec 08. 2020

졸업까지 7일밖에 안 남았다...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이 되었다. 약 3주간 유지된다고 하지만, 지금의 확산세로 봐서는 더 연장될 분위기다.


등교 인원 1/3 제한 조치로 현재 우리 학교 6학년 학생들은 2주에 3번 학교에 온다. 퇴근길에 아이들의 남은 등교 횟수를 헤아려보았다.


'졸업이 1월 15일이니깐 9번... 근데 12월 25일 빠지고, 1월 1일 빠지고... 그럼 남은 등교일수는 고작 7일...'


하... 7일이라니... 이 아이들과 실제 얼굴을 맞대고 볼 수 있는 날이 7일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온라인에 밤낮,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아이들이랑 만나고 있지만, 엄연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만남은 느낌이 완전 다르다. 비교불가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내가 내게 말했다.


"이제 2학기 시작한 느낌인데, 벌써 졸업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아...(아내도 6학년 담임)"


"내 말이... 그거 알아? 우리 앞으로 애들 볼 수 있는 날이 10일도 안 된다는 거?"


"너무 아쉬워... 올해 애들이랑 하고 싶은 활동들 엄청 많았었는데 나쁜 코로나 때문에..."


나도 올해 아이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학생 영화 찍기, 우리 반이 만든 노래로 뮤직 비디오 만들기, 주말에 등산도 가기, 봉사활동하기 등 학기초 아이들과 코로나가 잠잠해졌을 때의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여름이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코로나는 더 심해졌고,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우리 반 아이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밖에서 열심히 뛰노는 아이들 대신 마스크를 낀 채 가만히 책상에 앉아있는 아이들... 혹시나 접촉이 될까 봐 과학 실험, 모둠 활동도 못 하는 아이들... 심지어 초등학교 낭만의 절정인 6학년에 수학여행도 못 가본 아이들...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


그리고 너무 아쉽다. 딱 한 학기만 우리 반 애들이랑 더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대로 우리 애들을 중학교에 올려 보내기에는 불안하고 미안하다. 아직도 가르쳐줘야 할 것들이 태산 같은데... 같이 쌓고 싶은 추억들이 많은데...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1달 남짓한 시간과 7일의 대면 만남이 있다. 변하지 않는 상황을 불평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남은 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아쉬움이 덜어지지 않을까?



#졸업까지7일 #아쉬움 #코로나

매거진의 이전글 원래 그런 아이는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