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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Nov 12. 2021

지금 여기(작곡, 작사, 노래: 교실남)

성적에 대한 압박감과 교우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받던 고등학생 시절, 나의 일과 중 하나는 괜히 특목고를 선택했다는 후회와 자책과 함께 '내가 특목고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었다. 


'오직 성적에만 미쳐있는 선생님, 친구들, 학교 이 모든 게 싫어. 일반고로 갔다면, 친했던 친구들도 있고 지금보다 훨씬 더 학교생활이 재미있고 행복했겠지. 왜 난 그때 특목고를 선택했을까. 제기랄... 하... 중학생 때가 너무 그립다.'


난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자책 그리고 그리움으로 시간을 보내며, 공부를 해야 하는 대부분의 '현재'를 '과거'에 홀라당 빼앗겨 버렸고, 보기 좋게 수능도 망쳐버렸다. 

    

재수를 하고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왜 고등학생 때,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매일 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사실 다시 수능 공부를 시작하거나, 내가 진정 배우고 싶은 것들을 충분히 새로 시작할 여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실천하지 않았다. 오직 과거의 기억에 중독적으로 매달릴 뿐이었다.


나의 이런 성향은 연애에도 나타났다. 항상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하고, 헤어지고 나서 못해준 걸 후회했다. 과거의 연애 기억이 현재의 연애를 방해하는 상황도 여러 번 생기기도 했다.



난 과거만큼 미래도 자주 떠올렸다. 항상 나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 계획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가족들과 여행을 가서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는 와중에도 내 머릿속에는 계획들이 떠다녔다.

'10분 뒤에 이거 하고, 1시간 뒤에는 저거 하고, 내일은 또 이거 하고...'

한 가지 계획을 세우면,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하지만 실천은 없었다. 원대한 꿈이 있었지만, 실천 없는 꿈이었기에 망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나는 과거와 미래의 기억에 사로잡혀, 실제 눈앞에 있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난 습관대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미래에 대한 망상에 빠져있었다. 근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


'미래의 나 또한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하거나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나에게 현재 주어진 것은 '지금'뿐인데,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지 않을까? 과거를 자책하고 후회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

'계획을 세우는 건 좋지만, 일단 실천부터 하는 게 좋지 않을까? 계획만 세우다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보내지 못한 지금의 나를 훗날의 내가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 느꼈던 감정들과 생각을 노래로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노래가 바로 '지금 여기'이다. 




지금 여기


작곡, 작사, 노래: 교실남


먼 훗날 우리는 지금을 떠올리게 되겠지

그때로 돌아간다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허나 필요한 건 지금 여기 현재뿐

과거도 미래도 중요하지 않아


우연히 발견한 이십대 나의 일기장

꿈 많던 청년의 빛바랜 기억 담긴

조그만 글씨로 하나하나 그려놓은

그때의 꿈들은 어디로 가버렸나


막연한 기대에 갇힌 날들

헛된 고민들로 흘려보낸 시간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아

헛된 고민들은 내겐 필요 없단 걸


지금 이 순간은 과거에 내가 바라던 미래

그때가 된다면 달라져있을 거라고

허나 필요한 건 지금 여기 현재뿐

미래의 환상은 중요하지 않아


수없이 맴도는 머릿속 과거 상처들

작은 실수부터 아픈 기억들까지

결국엔 남은 건 상처투성이 아이뿐

따뜻한 한마딘 어디로 가버렸나


후회로 가득한 지난 날들

괜한 자책들로 흘려보낸 시간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아

괜한 자책들은 내겐 필요 없단 걸


먼 훗날 우리는 지금을 떠올리게 되겠지

그때로 돌아간다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허나 필요한 건 지금 여기 현재뿐

과거도 미래도 중요하지 않아



(아직 작곡·노래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온전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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