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그 자체가 거대한 화산 암반 정수기와 같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생수는 수년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가자는 움직임과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생수시장의 인기와 확대는 그에 따른 플라스틱생수병의 사용 증가를 가져오고 플라스틱 쓰레기도 이와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물인심이 좋다. 어디서든 원하기만 한다면 물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식당 카페 관공서 은행. 그리고 누구나 텀블러는 한두개씩 가지고 있다. 그리고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인식을 하고 있고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를 하고 있으며 더이상 변화의 행동이 늦어져서는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조금의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직은 서툰 우리. 함께 조금씩 바꿔가보자고 손을 내밀어 보고 싶었다. 그것도 함께 즐거울 수 있도록 너무 힘들지 않고 재밌는 방법으로 말이다.
지구별약수터는 제주시 원도심에서 출발했다. 지난 5월 제주시의 생활속실험(Living LAB) 의 한 프로그램으로 출발하여 9월부터 제주시 원도심을 중심으로 시작한 환경 캠페인이다. 지구별약수터는 실제 약수터를 의미하지 않는다.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건강한 물을 제공하는 곳 그곳이 바로 지구별 약수터. 제주시 원도심내 카페들 일부가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자 개인 컵이 있는 사람들에게 마실 물을 무료로 제공하는 지구별약수터에 기꺼이 함께 해주셨다. 처음 출발은 7개의 카페가 그리고 추가되어 현재 9곳이 지구별약수터의 이름을 달고 건강한 물을 제공한다. 그 건강한 물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서 가져오는지. 그것은 제주가 만든 물이다. 제주의 상수. 혹은 그 상수를 정수한 물. 그 모든 제주의 마시는 물들은 기본적으로 천연 암반을 거쳐 만들어졌고 내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건강한 물이라는 것.
아직 사람들은 아무것도 사지 않으면서 물만 받아가는 것에 불편한 마음을 느낀다. 이해한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을 이겨내는 것. 그 것이 우리 사회를 우리의 내일을 더 밝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구별 약수터 매장들은 가치있는 환경 활동에 참여한다는 사실 만으로 이미 만족하고 있고 그리고 함께 하길 기다리고 있다. 마실 물이 필요할 때 플라스틱병에 든 물을 사는 대신 깨끗한 개인컵이나 텀블러를 들고 약수터 매장에 들어가 웃으면서 물을 달라고 해보자. 처음에는 조금 쑥쓰럽지만 조금의 부끄럼움을 즐겨 보자. 그리고 우리가 함꼐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고 살짝 미소로 지구별약수터 지킴이의 봉사에 고마움을 표시 한다면 서로 기분좋은 따뜻함을 느끼지 않을까?
가끔 매장이 너무 바빠서 불편한 마음이 들수도 있다. 그렇다면 적당히 다음기회를 노려보자. 그리고 개인컵은 되도록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자. 텀블러를 닦아 달라거나 음식물 찌꺼기를 버려달라는 것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약수터 지키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아마 이해하실거라 믿는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을 때 우리는 함께 즐거워 질 수 있다.
올 한 해 지구별 약수터 활동의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 이제 시작이다. 작은 공연을 했고 거리 캠페인을 계획중이고 그리고 광고 영상을 촬영하였다. 환경 활동이 그렇듯 자본이 많지 않아서 지인들의 참여에 많이 의존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재능기부에 의지하지는 않는다. 노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값위에 마음을 더 담아 보니 많은 일들이 훨씬 즐거워지고 효과도 좋았다.
2019년은 빠르게 지나갔다. 내년에는 다양한 형태로 캠페인을 더욱 확산 시킬것이고 꾸준히 노력해 갈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지구별 약수터 활동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의 노크는 언제든 환영이다. 제주시에 사는 분이건 서울이건 김해건 좋다. 함께 하면 좀 더 멀리 즐겁게 갈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