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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작가 Mar 19. 2021

[쓰기론-1] 작가가 된다는 것

개인의 경험을 시끌벅적 떠드는 것부터


작가 되기가 쉬워진 세상이다. 천리안 나우누리로 태동한 PC 통신의 글쓰기는 포털 블로그로 그 장을 옮겨 갔다. 이제 글쓰기의 가장 대중적 창구는 전 국민이 하나씩은 보유한 SNS가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보여줄 수 있는 자기만의 일기장을 갖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SNS를 통해 일상사를 남기는 일은 너무나도 흔해졌다. 손가락질 몇 번으로 수십, 수백 만의 일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남겨진다. 그렇게 남긴 개인의 경험은 빠르고 폭넓게 소비된다. 팔로워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개인의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 즉시 생성되어 타인에게 신속히 전달된다.


이런 시대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글 쓰는 걸 어려워하고 두려워한다. 그러고 보면 SNS에 남기는 글은 글쓰기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그들에게 SNS는 '페북질'이나 '인스타질'이지 '글쓰기'는 아닌 것이다. '쓰는 행위'에 그들을 가둬 버리는 순간, 그들은 어김없이 쫄아 버린다.



그러나 글쓰기는 전혀 쫄 필요가 없는,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행위임을, 지금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은 알아야 한다. 작가가 되는 일도 마찬가지다. 작가라는 워딩이 마치 아주 대단한 일을 하는 전문가처럼 들리겠지만, 범접할 수 없는 절대 반지는 아니다. 작가 역시도 아주 지엽적인 글을 쓰면서 성장한 존재들이다.


작가가 된다는 건, 어쩌면 여러분 주변의 아주 작은 글 토막으로부터 비롯되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SNS 글은 아주 단편적이지만, 그 부분에 앞뒤로 조금씩 살을 붙인다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 고유의 조각이 되는 거다.


그 조각을 내면에만 가두지 말고 SNS 하듯이 조금씩 풀어쓰면서 재잘거리고, 살을 붙여 그 재잘거림의 볼륨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 바로 여러분이 해야 하는 글쓰기의 첫걸음인 것이다.



여러분의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동시에 여러분만이 할 수 있다. 이 말인즉슨 대중성과 개별성을 아우를 수 있다는 의미다. 당신 안에 있는 고유한 이야기의 우물을 길어 올리고 한두 집에 퍼 나르는 과정은 박완서나 조앤 케이 롤링이 탄생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여러분이 두 손으로 잡아든 스마트폰이 곧 연필이자 노트다. SNS는 등단의 창구다.


겁먹지 말고 지금 바로 한 문장부터 내디뎌 보자. 그렇게 한 발 두 발 내딛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고, 생각을 정리해 표현하는 습관이 몸에 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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