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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작가 Mar 19. 2021

[쓰기론-2] '어디에나' 있는 글감을 '스페셜'하게

세상 둘도 없는 나만의 글을 쓰려면


글감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재료다. 이 재료들은 어디에나 있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 나는 행위 그 자체부터 헤어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출근길 아무 의식 없이 아메리카노를 사 먹는 습관적 행동과 퇴근길 지하철을 가득 채운 떡시루 군상까지. '부터'에서 '까지'로 갈무리 짓기 힘들 만큼 지천에 널렸다.


게 중에는 쓰고 싶은 글감과 쓰기 싫은 글감이 있을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쓰기 싫은 글감은 대개는 선택하지 않으므로, 실제로는 쓰고 싶은 글감만이 남는다.


사실 글쓰기 초보라면 사소하게 널린 글감조차 캐치하기 힘들다. 감을 잡는 센서가 부족해서다. 예컨대 본인의 수면을 소재로 글을 쓴다고 치자. 대다수는 '내 수면? 그냥 자는데 뭐 어쩌라고' 또는 단순히 '요새 불면증 때문에 힘든데 그걸로 어떻게 쓰지?' 하고 말 것이다.



이런 초보들은 글쓰기가 문제가 아니라 사고의 유연함과 폭을 키우려 하지 않는 게 문제다. 사실 문제일 수도 있고, 문제인 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두 개 다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런 단계의 초보 라이터라면 한 가지 소재를 갖고 생각부터 많이 해 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가령 수면이 주제라면 당연히 본인의 수면을 되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수면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키워드를 추출하려 브레인스토밍 해야 한다. 뿌리에서 메인 줄기가 나오고, 다시 그 줄기에서 가지가 치듯, 하나의 중심 소재를 줄기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가지를 뻗쳐 보는 것이다.


물론 그 가지들이 당장에 버드나무처럼 풍성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아예 가지 하나조차 뻗는 게 힘들 수도 있다. 하나 그건 누구든 마찬가지다. 처음은 누구나 어렵다.



자신이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불면증을 줄기로 여러 서브 글감들을 파생해 보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감정이든 상관없다. 나라면 생각, 고민, 걱정, 스트레스, 조명, 층간 소음, 허기, 여자 친구, 소화불량 등을 떠올릴 거다.


그러면 그렇게 파생된 서브 글감들을 다시 작은 줄기 삼아 또 다른 글감을 뽑아낼 수 있다. 더 이상 나열할 글감이 없을 때까지 이 연습을 해보자. 이는 하나의 글감을 소재로 연관 재료를 탐지하는 촉수를 키우는 과정이다. 그렇게 더듬이가 생기고 자란다면 나중에는 언제 어디서든 글감을 찾고 단숨에 써 내려가는 능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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