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그렇게 끝을 보여주었다.
매일 너와 걸었던 길을
오늘도 습관처럼 걸어보네
너와의 추억으로 가득한
이 곳을 나 혼자만의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려와
저 멀리 내 앞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다정한 남녀 커플이 내 눈에 띄어
난 너인지 바로 알 수 있었어
어쩌지
빨리 다가오는 너를 피해 몸을 숨겨야 하는데
내 몸과 다리는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아
예전 같으면
걷다가 널 발견하면 너와 마주할까 두려워
얼른 몸을 숨겼는데
오늘은 내 의지와 상관 없이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너와 마주치려고 작정한 것처럼
똑바로 널 처다 보았어
내 앞까지 와서 날 발견한 넌
무척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보네
잠시 심호흡을 한 난 너에게 먼저
오랜만이네
잘 지내지
내가 이렇게 네 앞에서 용감했던가
헤어진 뒤로 늘 널 보면 서럽게 울 거 같아서
숨어 버리곤 했던 나인데
오늘은 용감하다 못해 대단했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다정히 있는 널 보면
무척 가슴 아플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담담하네
어, 그 그래 너도 잘 지내지
당황한 듯 어색하게 나의 인사를 받는 너
오늘따라 무척 낯설어 보인다
마치 사랑하지 않았던 관계처럼 말이야
나야 잘 지내지
이만 가봐야겠다 잘 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담담하게
난 네 앞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넌 잠시 망설이다가 내 손을 잡아 주었어
늘 손을 잡기만 해도
전기가 통하듯 느낌이 참 좋았는데
지금은 진짜 너무 낯서네
오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말이지
내 앞을 스쳐서 지나가는 널 보려고
난 뒤돌아 보지 않았어
너 때문에 그립고 아팠던 이별의 시간이
이제 끝이난 건가
평생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이별의 후유증이 결국 끝나기는 하는구나
평생 피해서는
이별의 후유증이 진행 중인지 아니면 끝났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오늘 난 깨달았어
이제 진짜 끝이났구나
살다보면
가끔 폭풍이 지나가듯이
너를 향한 그리움이 다시 찾아올지 몰라도
아마 난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아
이렇게 너로 인해서 경험했던
그리움으로 애틋했던 아픔은 끝나는구나
이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제 충분히 아파했잖아.
언제까지 아파할 수 없잖아 끝내야지
속삭이듯 그 끝을 보여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