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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에물들다 Feb 04. 2016

커피의 마음

커피가 당신에게 바라는 마음

사람들은  뜨거운 커피인 나를  마실 때

간편하다는 이유로  종이컵에 마셔요

물론 아무런 감정도 가지지 않은 물 같은

존재인 커피지만 커피인 나는 종이컵이

싫답니다.


당신이 종이컵에 담긴 나를 금세 마셔버리면

그나마 괜찮지만 오래도록 종이컵에 두고 마시면  향긋한 나만의 커피 향을 지닌 나에게

종이의 냄새가 배어버리잖아요


결국 그 종이 냄새 배인 커피를 당신이 마실 거 아닌가요  

커피인 나도 자존심이 있답니다

나만의 진한 커피향에 종이 냄새로 얼룩지는 것은 자존심 상해요


그러니 귀찮더라도  당신이 나와 좀 더 오래도록 따뜻하고 진한 커피 향을 나눌 수 있도록

텀블러나 머그잔에 커피인 나를 담아서

마셔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기왕 커피인 나를 따뜻하게 마시고 싶다면 당신에게 차가운 커피잔 보다는 잠깐이라도 뜨거운 물로 커피 잔을 데운 뒤에 커피인 나를 담아서 마시길 바래요


당신이 추운 날 따뜻하게 데워지지 않은 이불 속에 들어가면 그 차가움에  화들짝 놀라 듯 커피인 나도 그렇답니다.



차가운 커피잔에 뜨거운 커피인 나를 담는다면

난 차가움에 놀라서 금방 식어버리고 말아요


귀찮겠지만 커피인 나의 오랜 친구이자 연인  같은 당신이 아주 잠깐 여유를 가지고

당신이 당신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차가운

커피 잔을 따뜻하게 데워서 커피인 나를

담아서 마셔준다면  당신도 커피인 나도

따뜻한을 오래 나눌 수 있을 거랍니다.


늘 당신과 가슴까지 느껴지는 따뜻함과 커피인 내가 전해주는 커피 향을 통해서 서로를 위로할 수 있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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