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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에물들다 Sep 09. 2017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


아직도 바쁘니?

너에게 꼭 해야 하는 말이 있는데

오늘 만나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당신의

차분하고 무거운 목소리에

난 도득질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떨려왔어.


미안해요

한 며칠 동안 더 바쁠 거 같아요

할 말이 있으면 우리 나중에 해요


누가 쫒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난 바쁘게 할 말을 하고 당신이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끊어버렸어


당신이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꼭 해야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기에

난 아무렇지 않은 듯 당신을 만날 수 없었어


나는 아직 당신이 나에게 들려줄

이별의 이야기를 들을 마음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요.


당신 마음이 변해 헤어져야 하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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